현 지도부는 최근까지 최순실씨의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한 언론·야당의 문제 제기를 ‘정치공세’, ‘정권 흔들기’로 일축하며 청와대를 엄호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을 비롯한 각종 의혹 사안에 대해 최씨와 관련 인물의 증인 채택을 한사코 막았다. 진상 규명을 방해해 문제를 키운 책임이 청와대 못지않다. 지도부 총 사퇴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K스포츠재단 모금 주도 정황이 드러난 친박계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대표 책임은 무겁다. 집권당 수장으로서 민심을 반영한 직언이나 쓴소리는커녕 대통령 두둔에 앞장섰다. 대통령 연설문을 가필한 최씨의 국정농단이 드러난 날에도 이 대표는 “나도 연설문 같은 걸 쓸 때 친구 얘기를 듣곤 한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대표는 청와대 정무, 홍보수석을 지낸 대통령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연대 책임도 제기된다. 하태경 의원은 어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국정농단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사에서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상주하면서 지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리더십 한계를 드러낸 이 대표와 친박 일색인 지도부로선 도움이 안 된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지도부와 함께 당 전체가 국민을 믿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했는데, 도가 지나친 착각이다.
이번 사태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26.5%로 급락해 더불어민주당(30.5%)보다 낮아졌다.
새누리당은 비대위 체제로 민심 회복에 전력해야 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새 진용을 갖추는 데 희생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친박 지도부가 자리에 연연하면 당은 국민으로부터 정말 외면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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