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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비박근혜)계는 지도부의 현 대응이 안일하다고 반발하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으나 친박계들은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순실씨 사태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계파 갈등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불 꺼야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 일색인 이정현 대표 체제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비박계는 이날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대표를 난타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수평적 당·청 관계 정립에 실패했다며 “이런 지도체제로 성난 민심을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용태 의원도 ‘최순실 연설문 사전 검열’ 논란에 이 대표가 “나도 연설문 작성 때 친구에게 물어본다”고 답한 것을 문제 삼아 “그러니 당이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고, 국민은 오히려 비참해지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고해성사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번 최순실 사태에 연대책임이 있는 사람이다”라며 ‘최순실 국정농단’ 시기로 지목된 2013년, 2014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낸 이 대표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가 오히려 당을 와해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친박 정우택 의원은 라디오에서 “(지도부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를 구성한다면 누구로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또 구성 문제를 갖고 집안싸움이 벌어졌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며 “지금은 일단 당 지도부와 함께 우리 당 전체가 국민만 바라보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무책임하게 지금 그만둘 수 없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지만, 이날은 무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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