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80억원을 투자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이때도 안 수석이 정 전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행과정을 점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도 SK와 이야기가 됐다며 진행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SK가 재단 설립 출연금 21억원을 낸 지 닷새 만이었다. 의구심을 가졌던 SK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30억원을 내놓겠다고 했다가 최씨가 포기해 없었던 일이 된 모양이다. 당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에 전력투구하고 있었다. 정부가 심사를 질질 끌다가 7월에야 불허 결정을 내렸다. 당시에 권력 주변에서 SK가 신규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기업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의 측근들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에 지분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거부할 경우 업체는 물론 광고주까지 세무조사를 하고 대표이사를 묻어버리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한다. 차씨 측근인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이런 과정에 개입한 녹취록이 나왔다.
K스포츠재단 설립 목적으로 대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을 거둬들인 것도 모자라 자기 주머니 뒤지듯 돈을 뜯어내려 했으니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집권한 세력들이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권력을 휘둘러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자발적 모금이라고 했던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검찰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권력을 등에 업고 조폭보다 더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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