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모녀의 평창 땅은 10여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붐이 일었던 2002∼2005년에 대거 매입됐다. 횡성 땅은 지난해부터 정씨 단독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2007년 외교문서… “최태민씨는 한국의 라스푸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7년 7월20일자 주한 미국대사관 보고문서. 문서에 따르면 윌리엄 스탠턴 당시 주한 미국 대사관 부대사는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목사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당시 한나라당 경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 후보도 최 목사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적혀 있다. 위키리크스 캡처=연합뉴스 |
정씨는 이어 지난 6월 둔내면 일대 농지 10필지 2만886㎡를 2억6500만원에 사들였다. 이 농지는 앞서 경매로 낙찰받은 목장용지와 임야에 둘러싸이거나 바로 인접한 땅이다. 정씨는 또 지난해 경매로 낙찰받은 목장용지와 임야의 바로 아래에 자리한 임야 4만7702㎡를 8500만원에 매입했다. 3.3㎡(평)당 6000원의 싼값에 사들인 셈이다.
정씨가 매입한 땅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맞물려 제2영동고속도로가 올해 말 개통하고, 둔내∼횡성 간 6번 국도 확장공사가 진행되는 등 호재가 겹치면서 투자 유망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횡성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정씨가 매입한 농지는 앞서 경매로 낙찰된 땅에 둘러싸여 있어 정씨가 아니라면 매입에 큰 의미가 없는 농지였다”며 “과거에도 목장으로 운영된 곳이어서 주민 반대만 없다면 목장으로서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씨가 딸 유라씨를 위해 승마클럽이나 목장 등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이날 2017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해 연 전체회의에서는 최순실씨의 딸 명의의 외화대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최씨가 지난해 말 딸 유라씨 명의로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토지를 담보로 25만유로(3억2000만원)가량을 대출받은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집중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최씨가 정씨(유라) 명의로 외화대출을 받을 당시 정씨(유라)는 한국에 없었는데, 어떻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느냐”며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여러 가지 편법 정황이 발견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개인이 부동산을 담보로 외화를 빌리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고, 실수요 증빙 없이는 외화대출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1만 달러 이상 외화를 들고 나갔다면 사전 신고 대상인데 신고했느냐”고 물었다.
임 위원장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금융감독원을 통해서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최씨 모녀가 강원 평창에 공동 소유한 땅을 불법 개발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에 고발당했다.
평창군에 따르면 군은 정씨 명의로 개발을 허가받은 면적 외에서 불법 행위가 이뤄진 것을 확인해 최근 경찰에 고발했다.
횡성=박연직 선임기자 rep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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