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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97억원의 매출을 올린 디지털 영상 전문업체 A사는 올해 1월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했다. 올해 설립 12년에 42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한 이 회사는 벤처단지에 입주하면서 99㎡의 사무공간을 무료로 제공받았다. 관리비도 50% 감면받았다. 지난해 43억원의 매출을 올린 만화콘텐츠 기업 B사 역시 올해 1월 벤처단지로 들어오면서 같은 규모의 공간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관리비·컨설팅비 외에도 융복합콘텐츠지원사업으로 1억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매출 28억원을 기록한 C사와 D사 역시 각각 99㎡, 52㎡의 공간을 무료로 쓰고 있다. 벤처단지 측에서 밝힌 임대료는 3.3㎡당 10만원 선이다.
“차은택이 핵심 역할” ‘비선실세’ 의혹의 당사자 최순실씨가 운영한 모임에서 CF감독 출신 차은택씨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또 ‘차은택 사단’의 일원으로 알려진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사기업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라고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진은 2015년 2월 서울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 공사 현장을 방문한 차은택(왼쪽부터)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과 송성각 원장,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 연합뉴스 |
김 의원은 “보통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은 3년 이하 기업에게 개방한다”며 “10년 차 이상, 매출액 20억원이 넘는 중견 회사들에 혜택을 줘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임대료를 전액 지원하는 데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적절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역시 7000억원이 넘는 예산에 비해 결과물이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문체부와 문화창조융합본부는 2014∼2019년 이 사업에 7176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119억원에 이어 올해 897억원을 집행했다. 내년에는 2420억원,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870억원씩을 쓸 예정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문화 인력 육성부터 상품 판매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정부가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벤처단지 외에 문화창조아카데미, 문화창조융합센터, K컬처밸리 등을 포함한다.
올해 347억원이 들어간 문화창조아카데미 역시 부실 운영이란 지적이다.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 아카데미 교육 운영비로 35억9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나 교육 인원은 현재 45명에 불과하다. 1인당 교육비가 79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또 홈페이지 구축·SNS 홍보 등에 12억원이 쓰여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김 의원은 “기존 대학들이 훨씬 교육 경험이 많고 학사 지원도 되는데, 콘텐츠진흥원이 갑자기 아카데미를 열어 돈을 물 쓰듯 허공에 뿌리고 있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창조경제를 빙자한 빛 좋은 개살구”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이 모두 올해 1월 시작해 내년 6월30일 이전에 마무리되는 초단기 사업”이라며 “이는 차은택씨와 친분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송성각 원장의 임기 내에 끝내려는 의도가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올해 콘텐츠진흥원 예산은 3310억원으로 지난해 2478억원보다 33.6%나 급증했다”며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 760억원을 콘텐츠진흥원이 추진하면서 늘어난 예산”이라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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