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밤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 대통령께서는 조만간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이 이미 26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다음 주 중 청와대의 인적개편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혼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청와대 및 내각의 대대적 인적쇄신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에 대한 나름의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발표될 대응책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한 민심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90분 가량 박 대통령을 독대한 뒤 기자들에게 “조속한 인적쇄신을 건의했으며 (박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사자(최순실)가 빨리 들어오고 수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께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전면 인적쇄신을 요구한 만큼, 이것을 대통령이 안 하시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 “그저께(26일) 비서실장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도 언제든 때가 오면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난국을 수습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연기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박 대통령이 공식 일정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흔들림 없는 국정 운영을 위해서 다각적 방향에서 심사숙고하고 계신다”며 “인적쇄신을 포함해 숙고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도는 대국민 사과 직후인 26∼27일 조사에서 14%(표본오차 95% 신뢰도±3.8%p)까지 떨어졌다.
김동진·이우승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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