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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朴 연설문, 모처 다녀오면 걸레 돼· 자신이 고를 땐 꼭 C급만"

입력 : 2016-10-29 10:45:40 수정 : 2016-10-29 11: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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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최측근이었다가 사이가 틀어져 외곽으로 밀려났던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시에도 비선과 연설문 수정이 있었다며 "박 대표 주변 사람들은 무슨 종교 집단 같다"고 폭로했다. 

29일 전여옥 전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영태가 회장(최순실) 취미는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거라 말했을 때 모두 웃었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로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당시 비서실장인 유승민 의원이 쓴 대표 연설문이 모처에 다녀오고 나면 걸레, 아니 개악이 되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꼭집어 말하진 않았으나 연설문 수정자가 최순실임을 암시한 대목이다.

전 전 의원은 당시 연설문을 고친 이가 최 씨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

전 전 의원은 "그때 정호성 비서관이 고치는 줄 알았지만 비서실장이 쓴 글을 일개 비서가 고치는 그 자체도 하극상이라 말이 안된다"고 의심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더 이상한 것은 우리가 당에서 만든 대표의 메시지 말고 다른 곳에서 온 메시지를 자꾸 발표했는데, 이번에 보니 다 그게 최순실의 작품이었던 것이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으로 전 전 의원은  "정당 대표의 연설이 그냥 나가는 게 아니다. 3안 혹은 5안 정도로 선택지를 올린다"면서 "그런데 그때마다 (박)대표는 말이 없다. 그 자리에서 혹 고르게 되면 꼭 A급이 아니라 C급을 고르더라. 안목이 없었던 거다"고  박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누군가에 의견을 물어 결정적 판단을 내렸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즉 세종시 행정 수도이전과 관련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세종시 수도 이전 문제를 국회에서 강행 처리하려고 국회 문을 닫아걸고 있으니 (박근혜) 대표가 얼굴이 파래져 결정을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도 어쩔 줄 몰라 하길래 '전화라도 해 보세요' 했더니 정말 저쪽으로 가서 조용히 전화를 하는데 힘이 쫙 빠지더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2007년 박 캠프에서 이명박 캠프로 돌아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더 외쳤어야 한다는 자괴감이 오늘 들었다"면서 "이번 사태는 보수의 수치도, 진보의 승리도 아닌 대한민국의 전체의 수치"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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