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 마포구 문화창조융합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
문체부는 ‘최순실 문건’ 작성일 이전에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며 최씨가 문화융성 사업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문체부는 “‘대한민국 창조문화융성과 실행을 위한 보고서’대로 정부 사업이 추진됐다고 보도되나 이 사업 아이템들은 문건 작성일인 2014년 6월 17일 이전에 이미 문체부가 추진했거나 계획한 정책, 사업들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문건에 보이는 ‘킬러콘텐츠 육성’은 2000년쯤부터 문체부 사업 화두 중 하나였다. 2013년 문체부 업무계획에도 포함돼 있었다. 2014년 2월 13일에 작성된 업무계획에는 5대 킬러콘텐츠 육성 사업을 역점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문체부는 또 ‘아리랑’에 대해 2009년에 ‘아리랑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한 이후 매년 예산을 반영해 관련 사업을 지속적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2012년 아리랑페스티벌이 개최됐고 이듬해 제2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아리랑의 재해석과 국민축제화를 위한 사업이 제안됐다는 것이다. ‘한식브랜딩’ 역시 2013년 업무계획에서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고자 한식 홍보 및 음식관광 콘텐츠 개발을 기획 보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문건의 ‘융복합 상설공연장’과 관련해 2013년 업무계획에서 경기도 일산 한류월드에 1만5000석 규모의 K-팝 전용 공연장 건립 추진을 보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연장이 현재 서울 송파구 체조경기장으로 건립 장소가 변경됐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이어 다른 문건에 있는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통합작업’에 대해 “‘정부 상징체계 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디자인 전문가인 김종덕 전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관심 사업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관광콘텐츠 개발’ ‘실버문화육성’ ‘청소년 문화융성’ ‘한국해외문화원 활성화 방안’ 역시 2013년 업무계획 보고에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건의 ‘문화창조센터 건립’이 문화창조융합벨트로 확대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문체부는 수년 전부터 ‘융복합형 문화콘텐츠 창작 허브’라는 정책 또는 사업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며 “2013년 업무계획에는 콘텐츠코리아랩을 융복합형 창작허브로 육성하여 창의인재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순실 문건’이 존재하고 최씨가 실제로 국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심 사례들이 있는 한 문체부의 해명은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최씨 측이 원점에서 문화융성을 구상한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을 참고해 힘을 싣고 싶은 정책 위주로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문체부는 ‘비선 실세’ 최씨의 측근으로 의심 받는 차은택씨가 '정부상징 체계' 사업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문체부는 28일 “정부상징 디자인은 문체부가 개발주체”라며 지난 3월 정부 상징으로 채택된 로고가 문체부가 꾸린 추진단 의견은 배제되고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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