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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파문'으로 반기문 내려가고 야권주자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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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9 13:58:14 수정 : 2016-10-29 13: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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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파문의 여파는 대선주자들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논란이 내년 대선판도까지 뒤흔들 것이란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일단 여권 전반의 악재가 야권 잠룡에는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오히려 야권분열이 가속화하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지난 2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은 1주일 새 0.7%포인트 떨어진 21.5%를 기록했다. 벌써 3주째 하락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0.8%포인트 상승한 19.7%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0%포인트 안팎을 유지했던 지지율 격차가 2%포인트 안으로 바짝 따라온 것이다.

지난 25∼26일 한겨레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도 비슷한 양상이다.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반 총장이 17.1%, 문 전 대표가 16.1%를 기록해 불과 1%포인트 격차밖에 나지 않았다. 

반 총장은 국제기구의 수장으로서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직접적으로 입장표명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특별한 외부활동이 없었음에도 반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그가 여권 대선주자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기문 대망론’의 진원지가 여권 친박(친박근혜)계였던 만큼 반 총장의 지지세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과 맥을 같이한다는 방증이다.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친박 후보라는 낙인이 찍힌 반 총장의 입장에선, 여권 악재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발목이 붙잡힐 수밖에 없다.

이번 파문이 대선정국까지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한 만큼 반 총장이 친박계와 결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친박계와 거리를 두는 순간, 지금까지 구축한 이미지와 지지 기반도 함께 포기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점이 딜레마다. 반 총장이 계속 여권 후보의 입지를 유지하든, 여권과 분명히 선을 긋는 판단을 내리든 일시적인 지지율 하락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반 총장이 새누리당으로 갈 것인지, 제3지대를 택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 출마 여부 자체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는 내년 초 반 총장의 귀국 시점에 ‘최순실 파문’이 어떤 국면을 맞게 될 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야권은 간만에 호재를 만난 형국이다. 문 전 대표뿐 아니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지지율이 상승세인데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도 꾸준히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거국중립내각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며 국정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고 있다. 야권 주자가 선제적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이들 중 누가 이번 파문이 수습 국면을 맞을 때 안정감을 보여주며 집권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최씨 파문을 고리로 한 야권 잠룡의 지지율 동반 상승이 대선국면 전체로 봐서는 야권에 또 다른 숙제를 안겨주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현재 야권 잠룡이 독자적인 콘텐츠와 비전을 무기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여권의 대형악재로 인한 반사이익 성격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자칫 대선주자로서 스스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을 충분히 조성하기 전에 조기 등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대선주자 간 동반 상승한 지지율이 오히려 야권통합의 걸림돌이 되거나 내부지형의 권력다툼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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