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앞장서 주장했던 ‘거국중립내각 구성’ 카드를 새누리당이 전격 수용하자 이를 거부하겠다고 갑자기 태도를 바궜다. 또 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야 투쟁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누차 밝혔는데도 당내에선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여권 전체가 흔들리고 있지만 이를 견제하고 바로잡아야 할 야권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오른쪽)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주 최고위원과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일부 의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 하야나 탄핵 투쟁을 요구하고 나서 지도부를 당황케 했다. 4선의 이상민 의원은 “이미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끌고 갈 리더십이 무너지지 않았나”라며 하야 투쟁을 촉구했다. 김종민 의원도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게 전권을 이양토록 요구한 뒤,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탄핵 또는 하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8일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최순실 부역자 전원사퇴 등 3대 선결조건을 내세우며 여당과의 특검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민주당은 비상시국인 만큼 매일 오전 9시30분 의총을 열고 투쟁동력을 모을 방침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사태 해결 시까지 원내대표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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