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7층에 있는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와 특수1부(이원석) 소속 검사 3, 4명이 번갈아가며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과 공금 횡령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초안 등 무단 열람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등 그간 제기된 의혹을 분야별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여전히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를 긴급체포하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의혹이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형사소송법상 최씨의 체포 시한(48시간)은 2일 오후 11시까지다. 검찰은 그때까지 최씨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분량의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구속영장에 적시될 혐의는 횡령·배임과 뇌물공여, 업무방해,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씨가 청와대 문건 등의 열람·수정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때 태블릿PC의 실제 사용자로 지목된 최씨 측근 고영태(40)씨도 “문제의 태블릿PC는 내 것이 아니고 최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태블릿PC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를 추가로 특수본에 투입한 상태다. 이로써 특수본은 소속 검사만 20명이 넘어 옛 대검 중수부 수사팀과 맞먹는 규모가 됐다.
한편 검찰은 최씨가 CF감독 출신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통해 문화예술계와 광고계 등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수사도 가속화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차씨가 운영하는 ‘아프리카픽쳐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차씨는 최씨의 신임을 등에 업고 현 정부 들어 스승인 김종덕 홍익대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추천하는 등 ‘문화계 황태자’로 떠올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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