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최순실 끝내 구속

직권남용·사기미수 혐의 / 법원 “구속사유 필요성 인정”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이자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에 선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가 끝내 구속수감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일 최씨를 직권남용과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최씨를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달 31일 검찰에 긴급체포된 최씨는 수감 중인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접했고 검찰은 영장 발부 직후 구치소 내에서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0억여원의 기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순실은 구속 현 정부의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씨가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교도관에 이끌려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씨는 이날 밤 구속됐다.
하상윤 기자

그는 K스포츠재단이 검찰 내사를 받는 롯데그룹에 추가 출연을 요구해 70억원을 받았다가 결국 되돌려준 과정을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안 전 수석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압력을 넣어 최씨 소유의 더블루K와 계약을 맺도록 한 정황도 포착하고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시켰다.

최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도중 울음을 터뜨리며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관여하지 않았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 대부분은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왕수석’은 구치소로 긴급체포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15시간 넘는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가 구속됨에 따라 검찰이 공범으로 지목한 안 전 수석도 구속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안 전 수석을 긴급체포한 검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그를 이날 다시 소환해 이틀째 조사를 이어갔다. 그는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현안의 일부를 직접 챙겨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훈·장혜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