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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국정농단 핵심'… 문화정책 비리 실체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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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08 22:35:56 수정 : 2016-11-09 0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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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차은택 체포… 이권개입 조사 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8일 검찰에 체포되면서 차씨를 통한 최씨의 ‘문화계 국정농단’ 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비선 실세`로 지목된 차은택씨가 8일 밤 중국 칭다오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검찰은 차씨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 조사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차씨는 최씨와 함께 문화계 인사와 정책사업을 주물렀다는 의혹 등이 잇따르자 돌연 중국으로 떠난 뒤 사실상 도피생활을 했다. 이날 오후 9시50분쯤 중국 칭다오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모습을 드러낸 차씨는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끼쳐 진심으로 죄송하고 (최씨와 문화계 주요인사 개입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사실대로 밝힐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만난 적은 있으나 독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은 조금 알지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은 차씨와 함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을 탈취하려 한 의혹을, 우 전 수석은 차씨 뒤를 봐준다는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검찰은 전날 긴급체포한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함께 포레카를 강탈하려 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강요 등)로 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뒤 이날 차씨가 귀국하자마자 체포했다.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씨를 등에 업고 정부의 문화정책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2014년)과 1급 고위공직자 자리인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2015년) 등을 역임하며 문화계 유력 인사로 떠올랐다.

이후 거액의 예산이 책정된 문화정책 사업을 사실상 독식하고 본인 소유로 알려진 광고업체들을 통해 대기업·공공기관 광고를 쓸어 담는 수법으로 엄청난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줄 소환 최순실씨 지시를 받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8일 조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문화계 요직에 앉히며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숙명여대 교수), 차씨가 ‘대부’로 생각한다는 제일기획 임원 출신 송 전 콘텐츠진흥원장 등이 대표적인 ‘차은택 라인’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됐다고 의심 받는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이었던 김형수 연세대 교수도 차씨의 대학원 은사이고 최씨가 배후 조종했다는 미르재단 김성현(43) 사무부총장도 차씨 사람으로 분류된다.

박근혜정부의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의 측근 김홍탁씨가 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씨 수사 상황에 따라 이들을 포함해 문화계 곳곳에 포진한 이른바 ‘차은택 사람’들이 줄소환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검찰은 차씨를 상대로 ‘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핵심인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차씨가 최씨 주재로 국정을 논의했다는 ‘비선모임’의 핵심 멤버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우 전 수석이 최씨와 최씨 측근의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규명해줄 인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식으로 재단을 운영하다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라고 묻자 차씨가 ‘우병우 수석이 내 뒤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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