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 출석하는 부영 사장 김시병 부영그룹 사장이 10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배경 등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10일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당초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횡령 의혹과 아들의 의경 꽃보직 의혹, 처가와 넥슨 간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의혹 등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씨 같은 대통령 측근들을 감시해야 하는 민정수석으로서 직무유기 혐의가 새롭게 나온 것이다. 특히 롯데그룹이 지난 5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가 돌려받는 과정에서 수사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검찰도 압수수색 카드를 빼들었다.
이날 압수수색영장에도 우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에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김수남 검찰총장은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도 수사할 것을 특별수사본부에 지시했고 그 직후 우 전 수석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을 계기로 검찰의 우 전 수석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조만간 우 전 수석을 다시 불러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무유기 등 혐의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우 전 수석의 처가와 넥슨 간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려 봐주기 논란을 자초했다. 검찰 내부에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가 많아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이 압수수색이란 강수를 둔 건 이런 의혹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읽힌다.
실제로 우 전 수석은 지난 6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팔짱을 끼고 여유로운 자세로 쉬고 있던 사진이 언론에 보도돼 ‘황제 수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난이 쇄도하자 김 총장이 직접 나서 수사팀을 따갑게 질책했다. 최씨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특수본이 우 전 수석 관련 의혹까지 떠맡는 계기가 됐다.
의경 아들의 꽃보직 의혹, 정강의 회사자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나 싶었는데 최씨 국정농단 사태가 우 전 수석을 도로 궁지로 몰아넣은 셈이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비위 감독 업무를 담당하면서 비선 실세 최씨의 존재와 그의 전횡을 알면서도 그냥 눈감았다는 직무유기 혐의까지 받고 있다.
민간인인 최씨가 사실상 국정을 농단하는 지경에 이르는 동안 법무부와 검찰 및 경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을 총괄한 우 전 수석이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는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꼭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할 대목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