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이날 세 번째로 열린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가운데 8000여명(경찰 추산)이 오후 11시 현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4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집회를 주최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앞서 ‘청와대 포위 행진’을 기획하면서 경복궁역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광화문 삼거리∼경복궁역으로 이어지는 율곡로를 교통 소통 우회로로 열어 달라는 조건을 달았으나, 주최 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이곳까지 행진이 가능해졌다. 경찰은 경복궁역 앞에 차벽으로 차단선을 쳤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3기동단 소속 이모 순경이 시위대를 막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경찰관 3명과 의경 1명이 탈진 등 부상을 당했다. 이 순경은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의경 1명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큰 부상은 아니며, 나머지 경찰관 2명은 현장에서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화문 집회가 마무리된 후에는 일부 과격 시위대가 경찰 차벽을 올라가 청와대 방면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방송으로 자제할 것을 호소하자 사회자는 “경찰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주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은 새마을금고 청운동 지점 앞에서 연좌 중인 시위대에 합류하고 있다. 경찰은 이곳에 모인 시위대가 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3000명, 재야단체 소속 2500명, 민중연합당 소속 500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반 시민도 2000명 정도 주변에 모여 있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통닭 등 음식물을 던지거나 깃발로 아래에서 경찰관을 찌르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다른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외치며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곳으로 시위대가 계속 모여들면서 차벽을 넘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는 이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일대에서 남성 1명을 연행했다”고 말했다.
사건팀 societ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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