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충격에 국민들이 배신감과 우울증 빠졌다.
법이 정한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정직하게 살아온 국민은 억울함마저 든다.
극에 달한 국민적 분노를 달래고,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규명한 뒤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국민들은 요즘 들어 한숨을 쉬는 일이 잦아졌다. 사소한 일로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고,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치밀어올라 가슴이 답답하다.
◆"겨우 이런 모습을 보려고 지지했나…화가 치밀어 올라"
한 시민은 "최순실 사건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설마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고, 비리가 쏟아지니 너무 허탈하다"며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철석같이 믿었고, 수십년간 일관되게 지지했다"며 "겨우 이런 모습을 보려고 지지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사회적인 집단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국민의 기대가 분노와 실망감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고 털어놓곤 한다"며 "최근 정국이 국민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들의 기대, 분노·실망감으로 변해…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수도
최근 박 대통령을 믿고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허탈함을 표출하고, 청년층은 원칙이 무너진 사회를 빗대 '이게 나라냐'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만약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사회 전체가 우울증으로 빠져 자칫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성역없는 수사 등을 통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해당되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며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이 있어야 가능한다. 그래야 지금의 잘못된 사회적 부조리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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