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대표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에게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며 1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제안부터 수용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며 일각에선 회담 성과물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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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기 위해 의자를 빼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다. 이제원 기자 |
하지만 추 대표가 당내 의견 수렴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영수회담 카드를 던진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며 한나절 만에 상황은 반전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야권 공조를 깨뜨리는 만큼 참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추 대표가 이를 수용하며 영수회담은 ‘없던 일’로 끝났다. 추 대표는 지난 9월 초 ‘전두환 예방’ 취소 소동에 이어 이번 영수회담도 철회 소동을 겪으며 정치적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당 안팎의 반발이 커지자 뒤늦게 트위터에 “100만 촛불민심을 있는 그대로 대통령께 전하겠다”며 “오직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해명성 글을 남겼지만 이미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밤 추 대표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철회키로 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박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첫 대좌인 만큼 어느 정도 정국 수습의 실마리가 풀려 나가기를 기대했지만, 공식발표 1시간 40분 만에 회담이 철회되자 내부적으로는 허탈감과 실망감이 역력했다.
한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고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과의 대화 의지를 굽히지는 않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수회담을 제안해 놓았고, 언제든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며 “형식에 상관없이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동진·이우승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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