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이지만 국민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사 착수를 미적대다가 매번 한두 박자 늦더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환조사 때에는 ‘황제조사’ 논란에 휘말렸다. 특검팀에 사건을 넘겨야 하는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최씨 구속기한(20일)에 맞춰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는 모습이다.
검찰 수사에서 규명이 미진했던 의혹들은 특검팀에서 철저하게 가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검 수사 대상은 여야 합의로 15개 사항으로 정리되어 있다. 대통령 문건 유출과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최씨 딸 특혜,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등 거의 모든 의혹이 망라되어 있다.
특검팀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2014년 11월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조직적으로 이뤄진 은폐 의혹이다. 당시 비선실세를 철저히 단죄했더라면 작금의 국정마비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통탄의 아쉬움이 있다. TV조선이 입수해 보도한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세계일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지시한 내용이 나온다. 민정수석실은 보도 첫날 ‘세계일보 공격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돼 있다. 애초 실체 규명보다 은폐에만 골몰했다는 뜻이다. 검찰 수사도 문건 내용을 규명하기보다 유출자 색출에 집중됐다. 특검팀은 청와대 비서실과 검찰의 직무유기 책임을 밝혀야 한다. 필요하다면 당시 수사팀도 조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 때 박 대통령의 ‘의문의 7시간 행적’도 반드시 특검 조사에서 진실이 가려져야 한다. 특검팀이 최씨를 조사하다 보면 관련 사건으로 이를 인지할 수밖에 없다. 특검팀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대한 백서를 쓴다는 엄중한 자세로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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