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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빠진 검찰… 청와대 대면조사 거부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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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5 21:56:53 수정 : 2016-11-15 21: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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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대통령 강제수사 불가능… 더 압박할 카드 없어 난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고심에 빠졌다.

“16일까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사실상 마지노선을 그었는데 15일 박 대통령이 변호인을 통해 ‘16일 조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면조사 말고 서면조사를 원한다’ 등 의사를 밝히며 순식간에 마지노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적막한 청와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변호인을 통해 ‘당장은 검찰 대면조사를 받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검찰과 정면 충돌한 15일 청와대가 적막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일정을 하루 늦춘 ‘17일 대면조사’ 방안을 급하게 꺼내들었지만 박 대통령을 더 이상 압박할 카드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통상 검찰은 피의자에게 2차례 소환을 통보했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는 ‘강제수사’에 돌입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고 검찰 스스로 선을 그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현직 국가원수 신분으로 검찰이 수사상 필요를 이유로 함부로 체포할 수 없는 존재다.

결국 박 대통령이 자진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검찰로선 딱히 묘수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검찰로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문구만 믿고 있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이다.

표면상 검찰은 박 대통령과 강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야 할 정도로 수사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청와대 측 주장에 대해 검찰은 즉각 ‘대통령 조사가 꼭 필요한 시점’이란 입장을 밝혔다. 실제 검찰은 박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주말 동안 재계 서열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 총수 여러 명을 한꺼번에 불러 조사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당시 검찰은 “박 대통령 조사가 워낙 촉박해 따로 일정을 잡을 수 없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검찰의 최고 책임자인 김수남 검찰총장까지 수사팀을 거들고 나섰다.

김 총장은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현재 수사 진행 상황에 비춰보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게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속하게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쓴 ‘직접 조사’란 표현은 결국 검찰이 원하는 대면조사와 동의어다. 박 대통령 측은 단순히 조사 일정을 미루는 것뿐 아니라 대면조사 대신 서면조사를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일정을 하루 이틀 늦추는 것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어도 대면조사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서면조사 요구를 묵살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대면조사를 강제할 수단이 검찰에는 없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서울고검청사 앞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박 대통령 측이 국가원수 경호 등 여러 사정을 들어 ‘대면조사는 불가’라고 선언하면 검찰로선 이를 뒤엎을 명분을 찾기 힘들다.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 초기에 사건을 특수부 대신 일반 형사부에 맡기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국민적 비난을 샀다.

여야는 특검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자칫 박 대통령 조사도 못 하고 국민 신뢰만 잃는 최악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검찰 지휘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태훈·이창수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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