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변호인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보호”를 강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독신 여성 대통령’의 특수성을 부각시키면서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위법성 논란을 피해가려는 포석이란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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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012년 11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가계부책 경감 등을 약속하며 “약속을 반드시 지켜 국민들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 때처럼 이날도 변호인의 입을 빌려 “부덕의 소치로 주변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엄청난 국정혼란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고 그로 인한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가슴 아프다”고 한 데서도 이런 기류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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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서울고검청사 앞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그러나 일개 민간인에 불과한 최씨가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 듯하고 박 대통령을 위해 성형외과 의사까지 동원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으로선 법적으로나 국민 정서로나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아닌 여성으로서의 내밀한 고민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씨 도움을 받아야 했다’는 식의 예방주사와 함께 동정론 유발카드로 사생활 보호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적영역에서는 워낙 동정론이 없으니 여성의 사생활을 들어 감정적으로 호소해 방어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냥 (대통령의) 사생활로는 안 될 것 같으니 여성이란 말까지 갖다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자리와 책임 면에서도 이 같은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가의 운명을 짊어지는 대통령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가장 공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에 사생활이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일반인처럼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다면 공직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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