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부터 정씨가 졸업한 청담고와 선화예술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법률자문 등을 거쳐 정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최씨와 금품 수수 관련자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 국내대회 참가이유로 학교 빠진 뒤 외국행
시교육청은 청담고와 선화예술학교를 대상으로 ▲체육특기학교 지정과정 ▲입학경위 ▲승마협회 공문 진위여부·제출경위 ▲실제 대회 및 훈련 참가 여부 ▲금품 수수·외압 등 청탁 여부 ▲성적처리·출결관리 특혜 부여 등을 특별감사했다.
시교육청이 법무부 출입국 기간을 조회한 결과 정씨는 고교 2학년 때인 지난 2013년 5월6일~10일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한다는 공문을 학교에 제출했지만 5월 4일 해외로 출국했다가 12일 입국했다.
또한 정씨는 고교 1~2학년때 20일간 무단결석 후 해외로 나갔으나 모두 체험학습신청서를 제출해 출석으로 인정받았다. 이 기간 대한승마협회 공문없이 대회에 무단으로 출전하고도 출석으로 인정받은 날짜도 5개 대회에 걸쳐 최소 7일 이상이다.
◇ 정유라 고3 출석은 193일 중 17일
고교 3학년 때 정씨가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은 전체 수업일수 193일중 17일 뿐이었다.
141일은 공결 처리, 무단결석 10일, 질병결석 3일, 수능 직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전환기 프로그램 22일 등 176일을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대회 출전 등으로 인한 공결 처리된 141일도 출석인정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보충학습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시교육청은 담당 교과 교사들로부터 정씨가 공문도 없이 '출석 인정 조퇴'를 광범위하게 인정받는 등 출결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 체육수업 빠지고도 수행평가 만점
정씨는 성적처리 과정에서도 특혜를 받았다.
정씨는 고교 2학년 1학기 국어수업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에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담당교사는 이를 묵살하면서 "체육부에서 정씨를 방치한다는 미안함에 못난 자식 감싸는 엄마 같은 심정으로 만점을 부여했다"고 했다.
2학기에는 체육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도 전체 학생중 유일하게 수행평가 만점을 받았다.
이런 특혜 의혹 속에서 정씨는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 체육교과 교과우수상을 수상했다.
시교육청은 해당 성적을 모두 정정하고 교과우수상 기록을 삭제할 예정이다.
◇ 해외체류중인 정씨 생활부엔 '승마협회 마필 관리'
청담고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날 정씨가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한 것처럼 허위 기재했다.
정씨가 해외에 있는데도 생활기록부엔 승마협회에서 마필 관리 등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 최순실 돈봉투도 건네, 30만원 상당 금품받은 교사도
최순실씨가 교원들에게 돈봉투를 건네고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장학감사에서 확인된 최순실씨의 금품 증여 시도 3건과 관련, 이번 감사에서 교사 1명은 다른 교사를 통해 최씨로부터 3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당시 출석했던 A교장과 B담임교사 등은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시교육청은 전했다.
다만 최씨가 이같은 시도를 최소 2차례 더 확인했으며, 1년에 3~4회 꼴로 과일 등을 체육부 교무실에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 경기출전 제한한 교사에게 "애 아빠가 가만히 안 둔다"
지난 2013년 5월 최씨는 경기 출전 횟수 제한을 안내한 교사가 수업중임에도 폭언을 했다.
당시 체육교사와 담임교사 등은 최씨가 "너 잘라버리는 것 일도 아니다"라거나 "애 아빠(정윤회씨)가 가만히 안 둔다"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로비와 외압 관련, 시교육청은 자체 감사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최씨와 금품 수수 관련자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키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순실 게이트'는 출발점부터 국정 농단이기도 했지만 교육 농단이기도 했다"며 "모든 학생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되어야 할 학사 관리와 출결 관리가 유독 이 학생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묵묵히 교육 현장을 지키고 계신 절대 다수의 성실한 선생님들과 학교에 대해 무차별적인 불신을 품지는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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