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는 주변의 믿는 사람을 더욱 경계하라는 말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비자’ 애신(愛臣) 편에는 이런 경책이 있다. “신하를 너무 귀하게 대우하면 반드시 군주의 자리를 바꾸려 할 것이고, 왕비와 후궁을 차등 두지 않으면 반드시 적통의 자녀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며, 왕실의 형제들을 복종시키지 못하면 필연코 사직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人臣太貴 必易主位 主妾無等 必危嫡子 兄弟不服 必危社稷).” 그렇다. 권력자 최측근에 있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참모나 친인척을 분수에 넘게 무조건 총애하면 힘의 향방이 군주에게서 신하에게로 옮아가 급기야 군주의 신변마저 위태롭게 한다(愛臣太親, 必危其身)’는 게 역사의 교훈임을 환기시키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광풍이 대한민국을 온통 집어삼킬 기세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절망은 하늘을 찌른다. 일개 민간인 측근이 제멋대로 국정을 농단하고 대통령을 국제적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세계 11위 경제대국의 국가 운영 시스템이 허술하고 취약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비선실세가 나쁜 것은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충언자들을 몰아내기 때문이다. 물론 박 대통령 자신이 ‘몸통’으로 지목될 정도로 공사 구분을 못한 데 1차적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심판을 받는 게 마땅하다. 한비자는 전국시대 대표적 법가다운 직언을 하고 있다. “사사로움에 치우치지 않고 엄정한 법집행으로 공공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廢私立法示公平).”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共道致亂 : ‘신하가 임금처럼 행세하면 국가가 혼란해진다’는 뜻.
共 한 가지 공, 道 길 도, 致 이를 치, 亂 어지러울 란
共 한 가지 공, 道 길 도, 致 이를 치, 亂 어지러울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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