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조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 검찰청사에 나온 조 전 수석은 심경을 묻자 "참담하다"면서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좀 부끄럽고 걱정된다"고 했다.
각종 의혹에 대해선 "검찰에서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임하겠다",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고 판에 박힌 답을 했다.
조 전 수석은 '본인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답을 피했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도 나왔다.
이후 이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가 머물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을 상대로 이 부회장의 퇴임을 언급한 배경이 무엇인지,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또 조 전 수석은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이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3년 말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결정됐다"고 포스코 측에 통보하는 등 깊이 관여했다고 보도가 나왔다.
실제 권오준 회장은 실제 이듬해 1월 정준양 전 회장을 잇는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낙점됐다.
조 전 수석의 혐의가 인정되고 박 대통령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 직권남용의 공범 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다.
조 전 수석은 2014년 2월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가 자주 갔다는 서울 강남에 있는 한 피부미용업체의 해외진출을 추진하다 제대로 안돼 그 여파로 3개월 뒤 교체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28일 밤 술을 마신 상태로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택시 뒤범퍼를 들이받고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돼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에서도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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