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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병우 사단’ 검사들 검찰 떠나는 게 최소한의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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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8 01:07:42 수정 : 2016-11-18 01: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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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의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지시한 부산 엘시티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보고 여부를 묻는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질의에 “기억이 없다”고 답변했다. “보고한 사실이 없는 게 아니라 기억이 없다는 거냐”고 지적하자 “보고 안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가 다시 “기억이 없다”고 바꾸고 결국 “그럼 모르겠다”고 했다. 법무부 핵심 참모인 검찰국장이 주요 사건 보고 여부를 모른다는 자체가 문제지만 답변 태도도 전혀 성의 없이 안하무인 격이었다.

안 국장의 답변 태도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출석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우 전 수석은 당시 가족회사인 정강 횡령 의혹을 묻는 기자를 한참 째려보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 조사실에서는 팔짱을 낀 채 여유 있게 앉아 있다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한번 해보겠다는 식의 두 사람 태도가 똑 닮았다.

검찰 내 이른바 ‘우병우 사단’을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실력자인 우 전 수석에 줄을 서서 검찰과 법무부 주요 보직을 꿰찬 검사들이다. ‘우병우 사단’이 우 전 수석의 눈귀와 손발이 되어 검찰권을 농단했다는 지적이다. 정작 실력 있고 강단 있는 검사들은 옷을 벗어야 했다. 우 전 수석의 처가 쪽 부동산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늦어진 건 그만 한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공교롭게 안 국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얼마 전 국회에서 공개한 ‘우병우 사단’ 명단에 들어 있다.

우 전 수석의 끈이 떨어진 요즘은 그와의 친분을 부정하는 검사들이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실력자에게 줄을 대려는 일부 검사들이 검찰 조직을 망가뜨렸다. 검찰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게 된 것도 이런 정치검사들 때문이다.

최순실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검찰개혁이 당면과제로 떠오를 것임은 불문가지다. 그동안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절감하면서도 손대지 못한 것은 검찰권을 악용하려는 집권세력 때문이었다. 그 폐해를 이번 사태에서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권력에 빌붙어 한눈 판 검사는 일찌감치 스스로 검찰 조직을 떠나는 게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것이다. 검찰에 독이 되는 검사가 누구인지는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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