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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류철균 "강간당하면 큰일? 소시민적 생각" 발언 논란…"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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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8 21:08:15 수정 : 2016-11-19 10: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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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감사에서 ‘정유라 특혜’ 교수로 지목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가 대시민공개강의 중 ‘강간을 당한 것이 큰일이라는 생각이 소시민적 생각이라서 반성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는 등, 특혜의혹과 별도의 자질논란도 벌어졌던 사실이 알려졌다.

18일 이화여대 학생들과 케이무크(K-mooc) 동영상 강의에 따르면, 류 교수는 강의 중 “제가 아는 친한 어떤 여자 소설가 한 분이 중학교 2학년이 된 딸을 혼자 미국 유학을 보내려고 하기에 제가 ‘너무 어리지 않느냐, 큰일이 생기면 어쩌느냐’고 걱정을 했더니,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라며 “‘마약에 중독되거나, 원치 않는 인종의 애를 배어오거나, 나쁜 놈들을 만나서 강간을 당하는 (소위 ‘큰일’이라고 할만한) 경우가 벌어지더라도, 첫째 경우는 요즘 애들이 도대체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고 좌절이라는 걸 모르니 마약쟁이가 되었다가 정신병동에서 한 1년 입원하면 인생에 대해 얼마나 많이 생각하게 되니 큰일이라 할 수 없고, 두 번째는 손자가 생기니 좋은 일이고, 세 번째는 요즘 여성들이 그런 일 좀 겪는다고 사는데 지장이 있느냐, 그것 역시 반성의 계기가 되고 인격적으로 성숙시킬 계기이니 큰일이 뭐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어안이 벙벙해 소시민적으로 생각해선 안 되고 작가처럼 생각해야겠다고 반성했다”며 “‘큰일’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확정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토리밸류의 개념에 대한 강의 중, 스토리에서 ‘이것은 정말 큰일이다’라고 할만한 모티브를 찾는 게 굉장히 힘들다는 설명을 하던 중이었다. 류 교수는 보편적으로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다른 가능성을 반문하는 반응이 있을 수 있다는 사례를 제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발언이 나온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강의 화면 캡쳐.
그러나 학생들은 강단에서의 언어성폭력으로 지적하며 술렁거렸다. 이달 초 이 학교 온라인 익명게시판에서는 해당 발언을 들은 학생들의 “수업 내내 듣기에 매우 불편했다”, “수업이 불편해 결국 강의 동영상은 보지 않고 PPT 자료만 본다”, “함께 항의하자”는 글 등이 쏟아졌다고 한다.

한 이화여대 학생은 “당시 트위터에서 해시태그(#)를 통한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소설가이기도 한 류 교수의 성인식과 발언을 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증폭됐고, 학교 온라인 게시판, 카카오톡 등으로 류 교수 발언을 서로 공유했다”며 “강간을 당해도 얻는 게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사담을 굳이 공적인 수업에서 소개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한 여성 작가는 “류 교수가 들었다는 여성 작가의 말의 진의는 알 수 없지만, 류 교수가 딸이라서 유학을 만류하는 것도 차별적으로 느껴 반대로 강하게 한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류 교수는 오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앞뒤 문맥은 운명은 뭐든지 극복할 수 있다, 그런 사례였는데 어이가 없다”며 “어머니가 딸한테 걱정을 하는데 그래도 살아갈 수 있고,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본다는 맥락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작가처럼 생각해야겠다고 반성했다는 대목에 대해 “삶에 최악의 경우가 일어날 수 있지만, 그걸 두려워해 미리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모험도 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 그렇게 반성했다는 것이고, 이 부분도 강의 중에 다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케이무크는 교육부가 운영하고 각 대학이 참여해 양질의 대학 강의를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하는 사업이다. 각 대학이 자랑하는 강의를 따로 녹화해 케이무크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시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특히 최근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진로탐색 활동을 하려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김예진·박진영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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