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샘컴퍼니 제공 |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무대. 국립오페라단 제공 |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에 충실한 버전부터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파격적 해석까지 다양하게 무대화된다. 연극 ‘로미오…’는 원작에 충실하다. 스스로 ‘셰익스피어를 사모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양 연출은 그간 셰익스피어 원작을 다양하게 해석했다. 도깨비 등 한국적 요소를 접목한 ‘한여름 밤의 꿈’은 한국 극단 최초로 런던 글로브 극장에 초청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가가 의도한 로맨스 소네트의 의미를 살리고 낭만 비극의 진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연극은 화려한 출연진이 돋보인다. 배우 문근영이 줄리엣을 맡아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문근영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유지하면서 셰익스피어만이 가진 언어의 맛을 전하려고 한다”며 “문어체 대사를 얼마나 말처럼 관객에게 전할 수 있을까, 그 말 속에서 보여줄 줄리엣의 매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미오는 박정민이 분한다. 박정민은 영화 ‘파수꾼’ 등으로 충무로 신성으로 주목 받았으며 최근 영화 ‘동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내달 9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프랑스 작곡가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공연한다. ‘로미오…’는 그간 10편이 넘는 오페라와 관현악곡으로 재탄생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이 중 구노의 오페라를 2014년 엘라이저 모신스키 연출로 초연했다. 당시 모신스키 연출은 ‘사랑은 아름답다’에 초점을 맞춰 절제된 무대와 아름답고 시적인 세계를 표현했다. 줄리엣은 소프라노 나탈리 만프리노와 박혜상, 로미오는 테너 스테판 코스텔로와 김동원이 연기한다. 김덕기의 지휘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내달 8∼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내 창작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파격적 해석을 선보인다. 원작을 각색해 핵전쟁 이후 생겨난 돌연변이와 인간의 애절한 사랑으로 풀었다. 강렬한 록 음악과 역동적인 안무도 함께 한다. 제작사 측은 “연출진의 상상력으로 영화에서 보던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무대 위에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수로가 기획해온 ‘김수로 프로젝트’의 20번째 무대다.
김수로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뮤지컬 ‘사의찬미’의 성종완 연출이 각색·연출을 맡는다. 뮤지컬 ‘인터뷰’의 허수현 작곡가가 작곡과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떠돌이 돌연변이 소년인 로미오는 배우 조풍래, 고은성, 아이돌 그룹 보이프렌드의 동현이 캐스팅됐다. 인간 소녀인 줄리엣은 배우 양서윤과 김다혜가 맡는다. 내달 16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선보인다.
오페라 ‘맥베드’ 연습 장면.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
창극 ‘레이디 맥베드’ 연습 장면. 국립국악원 제공 |
욕망의 끝에서 파멸하는 ‘맥베드’는 오페라와 창극으로 만날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베르디의 ‘맥베드’를 20년 만에 다시 올린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첫 오페라에 도전하고 지휘자 구자범이 음악감독을 맡아 화제다. 구 지휘자는 제작발표회에서 “‘맥베드’는 우리 시대의 거울과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맥베드’ 속 마녀에서 우리 사회 권력층의 모습이 느껴진다”며 “국정농단 사태의 최순실과 흡사한 맥베드 부인 등 이 작품에는 우리 사회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맥베드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오페라극장 주역가수로 활동하는 바리톤 양준모와 김태현이 맡는다. 소프라노 오미선과 정주희가 맥베드 부인을 연기한다. 연주는 오케스트라 디 피니가 담당한다. 24∼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국악원은 창극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인다. 1998년 초연한 한태숙 연출의 연극 ‘레이디 맥베스’에 국악을 접목했다. 원작 연극은 초연 후 1999년 서울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우수공연 베스트 5, 2002년 폴란드 ‘콘탁 국제 연극 페스티벌’ 초청 등 작품성을 두루 인정 받았다. 국립국악원은 판소리, 정가의 창법과 함축적인 음악 구성을 통해 원작 연극의 심리묘사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한태숙이 연출하고 전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계성원이 음악 구성을 담당한다. 정구호 디자이너가 의상, 이태섭 무대미술가가 무대를 맡는다. 소리꾼 정은혜가 주역인 레이디 맥베스를,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염경애 명창이 도창으로 극을 이끈다. 배우 정동환이 왕의 의사와 맥베드를 연기한다. 공연은 내달 21∼30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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