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 등 약 150명은 이날 오후 로마 한복판 베네치아광장에서 ‘박근혜 퇴진하라!’는 문구를 담은 커다란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대표로 시국선언을 낭독한 한 교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조국에서 온갖 부정부패들이 밝혀지고 있다”며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로마에서 약 20년 동안 관광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한 교민은 “로마 교민회 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탁심의 이스티클랄 거리 인근 광장에서도 이날 교민과 학생 50여명이 시국선언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현 상황을 사죄하고 대통령직에서 즉시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해외 주요 대학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17일 미국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부생, 대학원생 150여명은 교내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들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여야를 막론하고 민주주의 법치국가로의 정상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시국선언에 참석한 백수진(간호학과)씨는 “요즘 미국인 친구들이 계속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물어보는데 한국인인 게 이렇게 창피할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 낭독 이후 영문으로 작성된 유인물을 나눠 주며 한국의 상황을 알렸다.
18일에는 조지워싱턴대와 조지타운대, 메릴랜드대에 다니는 한인 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이들 3개 대학의 학부생과 대학원생, 연구생 100여명은 시국선언문에 서명하고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요구했다. 지난 16일에는 존스홉킨스대에서도 학생 136명이 시국선언문을 냈다.
AFP통신은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1980년대 민주화항쟁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수십만명이 운집했지만 평화롭게 행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촛불은 겨울바람이 세차게 몰아쳐도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이 퇴진하거나 탄핵당하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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