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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화염병 대신 촛불·이벤트… 대한민국 이끄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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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2 19:42:15 수정 : 2016-11-23 15: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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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정국’서 보여준 달라진 학생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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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20대의 학생운동이 두드러진다. 대학생들은 지난달 분노의 민심을 대변한 시국선언을 한 이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동맹휴업까지 선포하면서 시민사회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학생운동 문화는 1990년대와 달리 다양한 이벤트와 비폭력 시위를 통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전후로 학생운동이 세대교체되면서 좀 더 대중적인 모습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라진 문화

오늘날 학생운동 문화는 강성 투쟁보다 비폭력 집회를 선택하고 다양한 이벤트로 시민들의 공감과 호응을 이끄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두 차례 대규모 촛불집회에서도 대학생들은 박 대통령의 성대모사와 패러디 문구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열기를 더했다.

1990년대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으로 경찰과 충돌하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대학교에서 준군사조직으로 활동한 ‘사수대(학생 전투조)’와 경찰의 시위진압부대인 ‘백골단’과의 충돌은 흔한 모습이었다. 과격한 학생시위·집회 문화는 1996년 8월 벌어진 ‘연세대 사태’ 이후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비폭력 노선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집회 현장에서 민중가요가 사라진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에는 ‘광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민중가요가 빠지지 않았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투쟁적인 분위기의 민중가요 대신 좀 더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고자 밝은 분위기의 1990년대 대중가요를 선택한다. 이념적인 색채도 크게 줄었다. 지난 7월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신설 반대’ 시위에서도 학생들은 정치적 이념 색채가 있는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의 개입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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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 및 부활한 문화

대학생들이 옛 집회·시위문화를 모두 버린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대자보 문화’다. 2010년 고려대에서 현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는 내용의 ‘김예슬 선언’ 대자보 이후 2013년 대학가에서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문화로 계승됐다. 또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전국 주요 대학에서 대자보를 통한 시국선언과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 ‘대학생 등록금 반값 요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사를 전달하는 ‘학생총회 문화’도 과거 학생운동 문화를 계승했다는 평이다.

반대로 2000년대 들어 새롭게 부활한 문화들도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2일 330여명의 서명을 받아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동맹휴업을 선포했다. 숙명여대 국민대 성균관대 서강대 부산대 등 전국 주요 대학도 동맹휴업에 동참했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동맹 휴업 제안 대학생 총궐기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 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이처럼 대학생들이 대규모로 동맹휴업에 나선 것은 1998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4000여명이 ‘IMF(국제통화기금) 재협상 요구’로 동맹휴업을 한 이후 처음이다. 2000년대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부분적인 동맹휴업이 선포됐지만 학생들의 참여 저조로 실패한 바 있다. 깃발을 앞세운 가두행진도 다시 살아났다. 최근 두 차례 촛불집회 외에도 대학생들은 서울 강남역과 신촌 등 도심 곳곳에서 가두행진 형태의 ‘게릴라시위’를 진행했다. 24일에는 두 번째 동시다발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오늘날 20대들은 과거 민주화 주역이었던 대학생들의 비판의식을 계승한 모습”이라며 “과거와 달리 폭력집회는 일반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무척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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