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대통령 대리처방 의혹 수사 / 청, 2년간 태반·마늘주사 구입
2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차움의원의 내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가명으로 쓰던 ‘길라임’ 이름의 차트에 2013년 7월과 9월 두 차례의 외래진료기록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두 진료 날짜는 모두 평일 오후로, 이중 한 번은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씨가 박 대통령에게 안티에이징 관련 진료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박 대통령 주사제를 최순실·순득씨 자매에게 대리처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차움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박 대통령 취임 후에는 차움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청와대 및 차움의원의 해명과 상반된다.
청와대가 최근 2년간 태반주사·마늘주사·감초주사 등 제약업체 녹십자의 약품을 2000만원어치나 사들였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약품을 구입한 시기는 김씨가 녹십자아이메드병원 원장으로 재직한 시기와 겹친다. 김씨는 2014년 2월 차움의원을 떠나 녹십자아이메드에서 근무해왔으며, 현재는 병원에 사의를 밝힌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0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녹십자와 녹십자웰빙이 제조하거나 수입한 의약품 10종을 31차례에 걸쳐 구입했다. 의약품의 가격은 총 2026만9000원이다. 구입 당사자는 ‘대통령실’ 또는 ‘대통령 경호실’로 나타났다.
청와대가 구입한 약품 중에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와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잔주름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라이넥주를 2015년 4·11·12월 50개씩(개당 2mL) 150개 구입했다. 만성 간질환이나 만성피로 환자 해독제 등으로 쓰이는 히시파겐씨주는 2015년 4·6월 50개씩(개당 20mL) 100개,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푸르설타민주는 2014년 11월 50개(개당 10mL)가 구입됐다.
한편 검찰은 복지부의 수사의뢰에 따라 김씨의 대리처방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앞서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박 대통령의 7시간 동안 행적과 관련해 ‘의료시술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검찰 수사로 7시간 의혹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김유나·김건호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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