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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은 협상·탄핵 함께 해야 하는 정치현실 왜 모른 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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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2 01:18:58 수정 : 2016-12-02 01: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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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3당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지 못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탄핵안 발의를 위해선 151석이 필요한데 국민의당(38석)이 반대해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정의당(6석)만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 탄핵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오늘 표결’ 불가로 돌아서자 국민의당은 “가결 가능성이 없다”며 민주당의 발의 동참 요구를 거부했다.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을 위한 여야 협상을 갖자는 비박계 중재안을 걷어찬 야당의 강공 일변도가 자초한 일이다.

국민의당은 뒤늦게 탄핵안 ‘9일 처리’에서 후퇴한 ‘5일 처리’를 제안했고 야 2당은 지도부 판단에 일임했다. 그러나 5일 본회의를 열어 탄핵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여당의 의사일정 합의와 비박계 표결 동참이 필요해 전망이 불투명하다. 비토밖에 할 줄 모르는 야당 지도부에는 리더십도 전략도 안 보인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탄핵 공조를 이끌기는커녕 일을 그르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어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퇴진 시점과 탄핵 문제를 논의했다. 임기 단축을 위한 여야 협상을 거부한 야 3당 대표의 합의를 하루도 안 돼 무시한 것이다. 국민의당의 발의 대열 이탈에는 추 대표의 잇단 단독 플레이에 쌓였던 반감도 작용했다. 지난달 14일 추 대표가 나홀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철회하는 바람에 국민의당이 발끈한 바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가 아무런 상의 없이 대통령 단독회담을 요구했던 것처럼 김 전 대표와 회동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이 ‘플랜B’도 없이 무조건 하야만 외치는 건 ‘촛불 민심’ 때문으로 보인다. 협상에 나섰다가 역풍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촛불민심을 배신했다”며 “퇴진일정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탄핵안 의결을 촉구하며 국회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탄핵 여부도 불확실해진다. 민주당은 비박계의 ‘내년 4월30일’ 퇴진 로드맵을 거부했으나 국민의당은 유보했다. “탄핵과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추 대표가 ‘1월 말 퇴진’을 언급한 만큼 협상을 갖고 시기를 조율하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비박계가 동참할 명분을 만들 수 있다. 촛불이 뜨겁더라도 정치권은 냉철하게 국정 정상화를 위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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