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표는 2일 비박계 위주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와 의원총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이후에는 정진석 원내대표와도 회동했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입장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를 조건으로 탄핵 철회를 시사했던 발언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1일 “박 대통령이 안 그만둔다고 했을 때 탄핵이다. 그만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탄핵하자고 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왼쪽 두번째)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서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두 손을 모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 기자 |
무소속 김용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 당시 인용한 ‘백척간두진일보 시방세계현전신’(까마득한 절벽 끝에 서서 한 걸음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을 인용하며 “이럴 거면 이런 말 하지 말지 그랬습니다”라고 비꼬았다.
이는 당초 탄핵 이후 탈당 등을 통해 제3지대에서 개헌을 추진하려던 계획에서 당내 세력 규합을 통해 개헌 추진에 나서겠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탈당을 하더라도 따라나설 의원들이 몇명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잔류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반면 타협 내지 협상을 중요시하는 김 전 대표의 정치적 성향이 이번에도 발현된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