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의 미국 정권이양과 더불어 나타나는 한반도 정책의 논란과 혼란을 북한이 활용하고 시험해 보려는 유혹이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미국의 정권교체기 때마다 예상치 못한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새 대통령을 시험해 왔다. 더욱이 현 미국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해도 무방하다”고 말하는 등 미국이 한반도에서 발을 빼는 듯한 발언을 한 만큼 그런 점을 오판해 뜻밖의 일을 일으킬 가능성은 그 어느 정권교체기보다 개연성이 높다. 외신들도 이구동성으로 한·미 정권교체기에 한국의 국정혼란을 악용해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가 준동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유영옥 (사)국가보훈안보연구원장·국제 정치학 |
특히, 김정은의 치적을 내세우고 내부 결속을 위한 군사적 도발의 유혹이다. 이달 북한은 17일 김정일 5주기, 24일 김정일 최고사령관 직책 부여 25주년, 3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직책 부여 5주년 등 기념일이 줄줄이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각종 기념일을 북한으로서는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 것이다. 게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0일 북 핵·미사일과 관련한 새 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거론하는 조항을 명시하고, 북한의 광물 수출 제한, 노동자 외국송출 제한, 금융제재 강화, 북한 선박 제재와 화물검색 강화, 북한의 대외관계 압박 등 실질적으로 북한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북 제재를 결의했다. 이어서 각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가 추가로 발표되면 국지적 군사도발을 통해 북한의 국제적 대북 압박 국면을 전환시키고자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밖으로는 나라의 안보가 위태로운 상태에 있으며, 안으로는 정치적 내홍과 혼선이 이어지는 위기 상태이다. 만약 정부와 국민과 군의 신뢰관계가 깨지거나 합치된 인식과 노력이 해이해진다면 국가안보는 장담할 수 없다. 국가의 존립을 위한 최고의 핵심가치는 국가안보이다. 국가안보가 전제되지 않는 번영은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번영 없는 국가는 존립할 수 있으나 안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안보야말로 양보할 수 없는 국가 존립의 최우선 가치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한 지금 우리의 판단이 잘못될 때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깨어 있어야 하겠다.
유영옥 (사)국가보훈안보연구원장·국제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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