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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절정'… 촛불 민심 '활활'… 국회 응답은

입력 : 2016-12-08 18:58:32 수정 : 2016-12-08 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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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9일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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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의 의원 171명 이탈 없다”… 막판까지 ‘단일대오’ 과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를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171명 발의 의원들 이탈표는 없다”고 자신하며 탄핵안 가결을 점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탄핵 부결시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의원직 총사퇴 방침을 밝히며 사직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제원기자
야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며 마지막까지 단일대오로 표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저녁에는 국회에서 당별로 촛불집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 가결을 위한 여당 비주류의 참여를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부터 탄핵안 표결까지 국회에서 철야 농성과 의원총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손팻말 시위 ‘인증샷’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가 보고된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촉구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김한정 의원(왼쪽)이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 보인 김철민 의원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이재문기자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우리는 지금 4·19혁명, 5월 광주, 6월 항쟁에 버금가는 역사의 한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며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탄핵 가결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총에서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인 행태를 보아 탄핵안 표결 직전까지 갖은 꼼수와 책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당은 내일 본회의에서 탄핵안 가결이 선포될 때까지 압도적 가결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야당은 탄핵 표결에 대해선 자신감을 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막판 점검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현재 가결 정족수를 조금 넘긴 것으로 판단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 3당의 공조는 굳건하고, 새누리당의 양심적인 의원들도 탄핵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며 가결을 자신했다. 야당은 투표에 참여하기로 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가부를 공개하지 않은 여당 초선 의원들의 숨은 표를 감안할 경우 찬성이 220표 정도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당 대권주자들도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탄핵 열차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앞에서 열린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참석해 “(탄핵은) 정의의 이름으로 이 사회의 반칙과 특권을 대청소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시작”이라며 “내일 탄핵안이 반드시 가결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의총에서 “탄핵안의 부결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그것은 정치의 몰락이고 20대 국회의 종말”이라고 탄핵안 가결을 거듭 촉구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이미 박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국회가 그것을 거부하겠느냐”며 탄핵안 처리를 확신했다.

현역 자치단체장도 탄핵안 처리 전날 국회를 찾아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저녁 국회 정문 앞에서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라는 이름의 토론회를 열고 탄핵안 가결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참여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민주당이 진행하고 있는 탄핵버스터에서 한 시간 동안 연설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기자
◆ 친박·비박 계파결속 다지기 총력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새누리당은 ‘한 지붕 두 가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탄핵안 방어에 나선 친박(친박근혜)계와 탄핵안 가결을 확신하는 비박(비박근혜)계 모두 계파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며 9일 탄핵안 표결에 대비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 조원진 최고위원(오른쪽 두 번째)이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당 의원총회에서 맨 앞줄에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 기자
친박계로 구성된 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오전 간담회를 갖고 중립성향 의원들을 향한 마지막 호소에 나섰다. 이정현 대표는 야당이 발의한 탄핵안 내용이 대부분 언론보도에 의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것만을 갖고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는 탄핵 사유로 삼는 것이 선례가 되면 선출직 공직자가 직무수행을 안정적으로 할지 염려를 안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들어간 것을 겨냥,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탄핵 사유로 넣었다”고 비판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탄핵 가결로 인한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정치권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이 부분을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비박근혜)계 주축의 비상시국위원회에서 수첩을 꺼내 살펴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비박계 위주의 비상시국회의도 오전 회의를 통해 최종 표 점검을 했다. 대변인을 맡은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탄핵안 통과를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박계 중진인 김무성 전 대표는 오후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정말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지만 국민들께서 탄핵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하시는 만큼 사심없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 탄핵이 불행한 탄핵으로 끝나지 않고 정의로운 공화국의 씨앗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야당이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사퇴를 공약한 가운데 비박계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에 대해 무겁게 책임지는 의지를 국민께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경우에도 탄핵 결과 승복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제원기자
계파 간 깊어진 골은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드러났다. 조 최고위원 등이 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황 의원이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 “그런 주장을 하려면 당을 깨고 나가라”고 강하게 비난하자, 비박계 강석호 전 최고위원이 “나갈 것이면 너네(친박계)가 나가라”고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탄핵 찬성표 예상치에도 간극이 크다. 비박계는 220∼230명 내외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야권 소속 171명이 전원 찬성표를 던진다면 이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50∼60명의 의원이 탄핵 찬성표를 던진다는 의미다. 반면 친박계는 무기명으로 치러지는 탄핵안 투표에서 중립성향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며 195∼205표 정도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새누리당 찬성의원 숫자는 20∼30명 내외로 줄어든다.

◆ 박 대통령 “나라 혼란없게 꾸준히 일 해야”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침묵 속에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나 기자회견 등 추가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담담하고 차분히 지켜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위민관을 찾아 참모들과 탄핵 진행 상황과 탄핵안 표결 이후 정국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라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꾸준히 일해 달라”, “경우의 수를 잘 살펴서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표결 결과를 보고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미 며칠 전에 거취와 관련한 결심을 했기 때문인지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날 회의에서처럼 담담하게 국정 상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정조사 특위 진행 상황을 TV로 시청했고, 관련 보고도 받았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청와대는 9일 국회의 탄핵안 표결 결과가 정식으로 전달되면 박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9일 국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그 결과에 따른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인이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달중·이우승·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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