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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은 대선구도를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장 핫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희소 가치’가 커졌다. 아웃사이더와 정치 초년병. 공히 중앙무대 검증이 안됐고 정당 지지기반이 거의 없다는 게 약점이다. 두 사람 운명은 ‘제3지대’와 정계개편, 개헌 등 중요 변수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
‘듣보잡’에서 ‘다크호스’로. 몇달 전 야권 대선주자를 모두 초청해 개최한 한 행사. 이 시장도 얼굴을 내밀었다. 일개 기초단체장과 동석하는 걸 마뜩잖게 여긴 일부 참석자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 시장은 지지율도 미미했다. ‘1번 주자’를 자부하는 제1야당 거물 문재인 전 대표로선 심기가 편치 않았을 법하다. 이 시장은 지금 상종가를 치면서 ‘문재인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은 지난주에 비해 1.9%포인트 오른 16.6%를 기록했다. 4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 전 대표는 23.5%로 6주째 1위를 달렸다. 격차는 있지만 좁혀지는 추세가 심상치 않다.
최순실 파문이 초토화한 여권. 새누리당은 부패집단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내년 대선은 비관적이다. 안 그래도 빈약한 대선 자원은 더 쪼그라들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대권 도전을 포기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당을 떠났다. 유승민 의원은 좀체 뜨지 않고 있다. 탄핵이 결정되면 여건은 한층 열악해진다. 그런 만큼 반기문 주가는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친박 지도부가 버티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탄핵안이 210표 안팎으로 턱걸이 통과하는 경우다. 친박이 ‘12월21일’ 사퇴 약속을 뭉갤 수 있다. 친박과 비박의 계파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비박의 탈당과 신당 창당 여부에 따라 반 총장 선택은 유동적일 수 있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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