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황교안 국무총리가 헌정사상 9번째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대통령 자리를 대신한다.
권한 대행인 만큼 국군통수권, 외교관 신임장 접수 등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 첫 권한대항은 이승만 하야 뒤 맡은 허정 당시 외무부장관
헌정 사상 첫번째 대통령 권한대행은 허정 전 외무부장관(이후 총리)이다.
허정 장관은 1960년 4·19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자 1960년 4월27일부터 6월15일까지 권한 대행을 맡았다.
◇ 곽상훈 권한대행은 1주일, 백낙준 대행은 단 5일만 맡아
두 번째 권한대행은 곽상훈 민의원 의장이다.
허정 외무 장관이 정식 국무총리에 오르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사임하자 국회 하원격인 민의원 곽 의장이 같은해 6월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대행을 맡았다.
곽상훈 대행은 일주일만에 사퇴하고 허정 총리가 다시 권한대행을 맡았다.
허정 총리는 6월23일부터 8월7일까지 약 한달 보름가량 대통령 권한대행을 해 헌정 사상 권한대행만 두 번 경험한 진기록도 남겼다.
네 번째는 백낙준 전 참의원(국회 상원 격) 의장으로 1960년 8월8일 참의원 의장에 선출되면서 당시 법 규정에 따라 그날부터 12일까지 닷새간 권한대행을 수행한다.
◇ 박정희도 21개월간 권한대행
박정희 전 대통령도 21개월여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대행이 아니라 사실상 1인자로 국정 전반을 완벽히 장악했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 있다가 윤보선 전 대통령이 사임에 따라 1962년 3월23일부터 이듬해 12월16일까지 권한대행을 했다.
◇ 최규하, 대통령 사망에 따른 권한대행
여섯 번째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다.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1979년 10·26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되자 그해 10월26일부터 권한대행에 올라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인 12월21일까지 업무를 수행했다.
일곱 번째 사례는 박충훈 전 국무총리 서리.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신현확 국무총리가 사임하자 국무총리 서리에 임명됐고 최규하 대통령 사임으로 같은해 8월16일부터 9월1일까지 약 보름동안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다.
◇ 행정의 달인 고건, 63일간 조용히 권한대행
여덟 번째는 행정의 달인으로 불렸던 고건 전 총리다.
2004년 3월12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자 그날부터 헌법재판소 기각 결정이 난 5월15일까지 63일간 권한대행을 수행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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