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계에 따르면 인사와 조직개편 등 내부정비 작업은 삼성과 롯데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정대로 연내에 실시할 계획이지만, 채용과 투자 등은 대내외 상황을 주시하며 보수적으로 잡거나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조사로 최고위 임원들의 줄소환이 불가피한 데다 미래전략실 해체 작업으로 연내 인사 및 조직개편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오는 19~21일 각 부문별 사업부장(사장)과 임원,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롯데도 특검 수사 상황 등에 따라 연말로 미뤘던 인사 등 경영 주요 일정이 내년 1월 이후로 더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자동차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마저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년 사업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시장별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각각 대응 플랜을 짜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이르면 내주 후반, 늦어도 그 다음주 전반부에는 예정대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정국이 기업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수경기 위축과 변동성 확대로 인해 공격적인 투자계획이나 채용 확대를 검토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기업들의 대체적 반응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외교 부재’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토로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대놓고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견제하고 한류 콘텐츠 방영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 등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를 하고 있는데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전혀 안 보인다”며 “기업들이 몸으로 막거나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생산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덤핑 판정을 내렸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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