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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취업 해외서 뚫었다… ‘글로벌 청년’ 2년새 두배 증가

입력 : 2016-12-14 19:35:17 수정 : 2016-12-14 19: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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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기준 3259명… 1년새 66%↑ / 베트남 등 신흥국 진출도 늘어 / 근무환경 등 만족도 대체로 높아 / 현지 적응·처우 등 잘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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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회사는 아니지만 회사와 내가 같이 커가는 재미가 있어요.”

김시영(26·여)씨는 지난해부터 중국의 한 화장품 유통 회사에서 근무한다. 그는 몇년 전 우연히 해외 기업 취업 박람회에 참가한 뒤 ‘국내에서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뀌었다.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경험을 살려 몇차례 도전한 끝에 상하이에 있는 기업에 입사했다. 김씨는 “요즘 외국에서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끌다보니 한국인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다.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 불황과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자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아 꿈을 키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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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고용노동부의 ‘청년 해외 취업 성과 및 계획’에 따르면 올해 고용부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 취업한 사람은 지난달 기준 329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나 증가했다. 2014년 1679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해외 취업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 취업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어학연수나 유학 등으로 외국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늘면서 해외 체류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베트남과 멕시코 등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로의 ‘도전적인’ 취업도 늘고 있다. 김모(31)씨는 신흥국에서 일하고 싶어 선진국에서 일할 수 있는 인턴 자리를 마다하고 베트남의 섬유봉제업체의 중간관리자로 입사했다. 김씨는 “향후 현지에서 창업해 글로벌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해외 취업자들의 업무·생활 만족도도 높았다. 고용부가 최근 3년간 해외 취업자 4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족·매우만족’ 응답이 66%였고, ‘보통’ 27.9%에 이어 ‘불만족’은 6.1%에 그쳤다. 만족 이유(복수 응답)는 근무환경이 5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외국어능력 향상’ 47.9%, ‘글로벌 업무경험’ 43.8%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만으로 해외 취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박모(31)씨는 2년 전 캄보디아의 한 회사에 취업했다가 1년도 안 돼 귀국했다. 박씨는 “현지 문화 등에 대해 잘 모르고 가서 적응하기 힘들었고, 실제 업무도 생각과 달랐다”며 “처우가 열악한 곳도 많으니 사전에 잘 알아봐야 한다. 막연히 ‘한국보다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가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해외 취업률 제고에 신경쓰는 것보다 국내 취업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달 기준 해외 취업자의 평균 연봉은 2645만원으로, 올해 대졸 대기업 신입 평균 연봉(3893만원·잡코리아)과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중소기업(2455만원)과는 비슷하나 해외에서 생활비 부담 등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해외 취업에 만족하는 이유로 임금을 꼽은 응답자도 20%에 그쳤다. 고용부는 “내년 해외 취업자 규모를 5000명으로 늘리고, 취업의 질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부는 올해 국내 임금체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기준 근로자 임금체불 규모는 1조3039억원(피해근로자 29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었다. 특히 조선업종 체불액은 787억원으로 93.2%나 급증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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