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이후 목소리 높여 / 대권주자 지지율 ‘1위 굳히기’ / 반기문 2위·이재명 3위 ‘주춤’ / “박 대통령 북 서신 남이 하면 종북?” 탄핵안 가결 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촛불 정국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고구마’라는 얘기까지 들었던 그가 탄핵안 가결 뒤 유력 대선주자로서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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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카페에서 열린 ‘권력기관 적폐 대청소를 위한 대화’에서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12∼16일, 2528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9%포인트)에서 문 전 대표는 23.7%를 얻어 대권주자 중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연속 2주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크호스’ 이재명 성남시장은 14.9%로 전주 대비 1.3%포인트 하락해 탄핵 정국에서 처음으로 지지율 상승세가 꺾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5%로 2위,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8.3%로 4위였다. 이 시장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문 전 대표가 2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탄핵안 가결 이후 메시지가 부쩍 강경해지고 대외 활동이 활발해진 덕이 크다. 문 전 대표는 이날도 서울 종로 한 카페에서 진보성향 문화예술인 등과 ‘권력기관 적폐 대청소를 위한 대화’를 갖고, “정치가 촛불 민심에 집중하고 사회대개혁에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개혁’, ‘적폐 청산’, ‘시민 혁명’ 등 강한 단어들을 자주 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촛불민심이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으며, 거세지는 이 요구를 메시지에 담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대북 서신 발송 논란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충정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자기는 해도 되고 남이 하면 종북이라는 이중잣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독주 조짐에 다른 주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지난 주말 광주에서 ‘문재인 대세론 경계’를 주장한 데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 전 대표의 ‘탄핵 기각시 혁명밖에 없다’ 발언을 겨냥해 “(탄핵이) 기각될 경우에도 헌법의 틀과 질서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신은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다고도 했다. 국민의당은 본격적으로 ‘문재인 때리기’에 나섰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면서 혁명은 해야 한다는 선동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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