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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상기후 ‘유비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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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04 21:18:00 수정 : 2017-01-04 2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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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폭염, 집중호우 같은 이상기후 현상은 1980년대 들어서면서 크게 늘었다.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의 패턴이 바뀌는 등 비정상 현상이 흔해지면서 이러한 비정상이 일상화됐다는 의미에서 이를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상기후 요인별 사망자 통계를 보면 90년대에는 태풍 집중호우에 의한 사망자 수가 압도적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폭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거의 여기에 필적할 만큼 증가했다. 이상기후의 영향이 심각함을 말해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을 완화하려면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나가야 한다. 2015년 말 파리에서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이 2020년 이후의 배출가스 감축 청사진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어떤 정책 노력을 기울이든지 적어도 2030년 정도까지는 온난화의 진행과 이상기후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는 이미 대기 중에 쌓여 있는 온실가스 총량에 영향을 받고, 또 세부적인 정책이 합의되고 실제로 집행돼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기후변화에 적응할 대책이 중요하다.


정홍상 APEC기후센터 소장
기후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우선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전망과 그 영향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미래의 기후변화를 정확하게 전망한다는 것은 현재의 지식 수준에서 한계가 있고 불확실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당장 10일 정도를 넘어서면 날씨 예보도 어려운데 수십 년 이후를 예측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영향평가는 더욱 어렵다.

경제적인 가치와 미래에 대한 할인율까지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 활용 가능한 기술개발이 어떤 종류로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질지도 현 시점에서는 알기 어렵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조금씩 줄여 나갈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수자원, 보건 분야에 대한 위협에도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2030년까지 인류에 필요한 식량은 지금보다 적어도 50% 이상 늘어야 한다고 한다. 강수패턴 변화 등 기후 스트레스 하에서 이 정도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피해도 문제다. 동남아시아의 메콩강 하류 델타 지역은 세계적인 곡창지대이다. 이 지역에서 해수면 상승에 따라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담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농업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물 문제도 심각하다. 인구 증가와 소득 상승, 도시화 진전 등으로 물 수요가 크게 늘어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보건 면에서도 지난번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사례에서 보듯 기후패턴이 바뀌면서 종전과 다른 새로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가 당장 코앞에 맞닥뜨려 있지는 않지만 긴 안목을 가지고 미리 준비해 나가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준다. 2017년에는 이러한 기후변화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미리 관련되는 과학적 연구를 지속해 나가면서 이에 근거해 대책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홍상 APEC기후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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