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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보험사가 한 점포에… 복합·대형화 바람

입력 : 2017-01-09 20:47:21 수정 : 2017-01-09 20: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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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고객잡기 경쟁 / 점포수는 줄이고 크기는 늘리고 /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들 한곳에 / 증권사 없는 은행, 타증권사 손잡아 / 금융상품 상담·가입업무 벗어나 / 세무·자산관리 등 토털서비스 제공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용 중인 강모씨는 지난해 서울 서초동에 문을 연 삼성증권 삼성타운금융센터를 종종 방문하곤 한다. 이곳에서 개인 자산관리는 물론 사업자금 조달, 세무 등과 관련한 정보를 얻고 있다. 기존에는 지점에서 담당 프라이빗뱅커(PB)와의 상담 등 단순 업무만을 취급해서 지점을 방문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횟수가 늘어났다. 강씨는 “세무, 부동산은 물론 운영 중인 회사 자금의 운영, 조달 등도 조언받을 수 있다”며 “토털서비스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점포 대형화·복합화 바람이 거세다. 영업점 규모를 키우거나 주변 지점, 다른 금융사와 손을 잡는 방식으로 고객들에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로 금융거래 이용자가 늘어나는 환경변화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금융상품 상담·가입 업무에 머물렀던 것에서 벗어나 자산관리에 세무, 부동산 관련 상담까지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몸집 커지는 금융사 점포들

은행, 증권사들의 지점 수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 6개 은행의 전체 지점 수는 2014년 5862개에서 2015년 5733개, 지난해 5533개로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하는 증권사 지점 수도 2014년 1236개에서 2016년 1101개로 줄어들었다.

지점을 줄이는 대신 금융사들은 규모를 키우거나 주변 지점과의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합점포다. 은행, 증권, 보험사가 한 점포에 모여 있는 것이다. 2015년 첫 복합점포가 등장한 뒤 2년 새 1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주로 금융지주 산하 은행, 증권, 보험사들이 힘을 합치는 경우가 많다. 산하에 증권사가 없는 우리은행은 삼성증권과 손을 잡았다.

증권사들은 점포 대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삼성동금융센터를 개소하며 광화문, 여의도를 포함한 3곳에 대형 금융센터를 두게 됐다. 직원 7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강북, 강남, 삼성타운 3곳에 금융센터를 개설했다. 각 센터에는 최대 1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1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세미나실도 갖췄다. 미래에셋대우도 전국에 대형 복합점포(IWC 센터) 7곳을 준비 중이다. 근무 직원 수가 최대 400명에 달하는 센터도 구상하고 있다.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대형 금융센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점 대형화가 어렵다면 지역 단위로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허브는 바퀴, 스포크는 바퀴살이라는 의미로, 허브 센터를 구축하고 주변 영업점을 스포크처럼 연결해 영업점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모델이다.



◆토털서비스 제공…고객 잡기 경쟁


이 같은 변화는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금융사들의 노력이다. 점포를 대형화해 근무 직원이 많으면 나가서 영업할 수 있다는 여력이 많아진다. 내점 고객이 줄어들어 지점이 많이 있을 필요가 없어진 시대에 고객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나가 고객을 만나자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역 단위로 지점끼리 협력하면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해 영업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지킬 수 있다. 은행, 보험, 증권뿐 아니라 세무,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금융센터에서는 여러 분야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자신에게 필요한 다양한 금융상담을 받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센터 방문 고객 한 명당 체류시간이 기존에 비해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예금은 은행을 방문하고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 상담을 받고 싶으면 증권사를 다시 가야 하는데, 복합점포에 오면 한 장소에서 다 할 수 있다”며 “금융사들은 다른 금융사로의 고객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염유섭·김라윤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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