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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막기' 꼼수…탄핵 심판 증인 전원 불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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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0 19:32:00 수정 : 2017-01-10 22: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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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변론에 최·안·정 모두 불참 / 헌재, 신속 심리 위해 주 3회 변론 “일정 지연 대통령에 되레 불리” “변론을 종료합니다. 다음 변론은 12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10일 오후 2시30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4차 변론 일정을 알리는 박한철 헌재소장의 발언을 끝으로 3차 변론이 허무하게 끝났다.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이 증인으로 나올 줄 알고 기대했던 일반 방청객들은 아쉬움 속에 대심판정을 떠났다.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이날 3차 변론은 최씨와 함께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재판관들은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물들을 상대로 박 대통령과의 관계,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경위 등을 캐물을 계획이었으나 전원 불출석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최씨는 전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며 헌재 3차 변론 준비를 이유로 들었다. 그랬던 그가 정작 헌재 변론 당일에는 “현재 특검 수사 중이라 헌재에서 진술하기 어렵다”며 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특검에는 헌재 심판 준비를, 헌재에는 특검 수사 대비를 각각 핑계로 나란히 출석을 거부한 것이다. 당장 특검과 헌재 안팎에선 “무슨 카드 ‘돌려막기’도 아니고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2017년 1월 10일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3차 공개변론을 보기 위해 줄 서 있는 방청객들 모습. 이제원 기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3차 공개 변론이 열린 가운데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변론을 주재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다 구속기소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앞줄 왼쪽)과 함께 연루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오른쪽)이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재판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 역시 “진행 중인 법원 재판을 준비해야 하고 특검 수사도 받고 있어 출석이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헌재는 불출석 증인 대부분이 박 대통령 측근이란 점에 주목하고 고의로 탄핵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헌재소장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입증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달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헌재는 신속한 심리를 위해 앞으로 특별기일을 잡아 일주일에 3회씩 변론을 열기로 했다.

탄핵심판 핵심 증인들의 잇단 불출석으로 선고가 늦어지는 것이 박 대통령의 유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뜨겁다. 법조계 관계자는 “심판 일정 지연이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건 오판일 수 있다”며 “되레 재판관들에게 부정적인 선입관만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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