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지자들의 환영 속에 대권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그의 대권가도가 비단길이 될지, 가시밭길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한사코 꽃길을 마다했다. 반 전 총장을 만나 대권 의사를 확인했던 측근은 “반 전 총장은 외국 강의 등 향후 5년간 일정이 잡혀 있어 굳이 대선에 나갈 필요가 없음에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출마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상훈 정치부 차장 |
야당은 최근 반 전 총장의 신천지 연루설, 동성애 옹호, 23만달러 수수 의혹 등을 문제 삼아 검증 공세를 펴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이 적극 방어에 나섰지만 녹록지 않은 형국이다.
그의 주변에 몰려드는 참모 그룹들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 4대강 사업(22조원)과 자원외교(41조원)에 혈세를 낭비하는 것을 방조했던 이명박정부의 고위인사들이 반 전 총장을 돕고 있어서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기보다는 답습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박 대통령의 불통정치와 더불어 측근의 국정농단 묵인이 국정 마비를 야기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기름장어’라는 별명을 가진 그가 현란한 화술과 임기응변으로 이 같은 난제들을 극복하고 전직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의 강한 권력의지도 위기 돌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건 등 정치 밖의 영역에서 명성을 쌓았으나 결국 대권 꿈을 접은 역대 대선주자들과 다르다는 평가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가 판치는 현실정치에서 정도(正道)가 아닌 ‘변칙플레이’로 생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적 내공이 없는 반 전 총장은 ‘정치의 정도는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란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상훈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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