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국가와 국민 위하는 길 깊이 고뇌했다"

반기문 입국장서 소감 피력 / “가슴 벅차고 설레지만 걱정도" / "동생·조카 기소… 대단히 송구”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반 전 총장은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입국장에 도착해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을 강조하는 귀국 메시지를 발표했다. 또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한·일 위안부 합의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현안에 대한 견해을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남제현기자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공항에서 반 전 총장을 영접했다. 반 전 총장이 과거 유엔 사무총장으로 입국했을 때의 전례와 관행에 따른 것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 지원 문제와 관련해 “(반 전 총장 측에서) 앞으로 구체적 요청이 있으면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구체적인 협조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뇌물 제공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데 대해 “깜짝 놀랐고, 가까운 가족이 연루돼 당황했으며 민망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사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니까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며 “이 문제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한 조카여서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소감에 대해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며 “국가 발전을 위해 10년간의 경험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면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유엔 사무총장 퇴임 이후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에 있는 한 산장에서 휴식을 취한 반 전 총장은 “가족과 함께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고,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잘하는 것인지 고뇌했다”고 강조했다.

남상훈·김예진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