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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1위 후보= 당선' 등식…이번 대선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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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5 15:09:05 수정 : 2017-01-15 17: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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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어진 ‘충청권 지역 1위 후보=당선‘ 등식이 19대 대선에서도 성립할 것인가.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1992년 14대 대선때부터 줄곧 충청권을 휩쓴 후보가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14대 대선에서 민자당 김영삼(YS) 후보는 충청권(대전 35.19, 충북 38.26, 충남 36.93%)에서 민주당 김대중(DJ) 후보(대전 28.73, 충북 26.04, 충남 28.54%)를 따돌렸다. YS는 전체 41.96%를 얻어 당선됐고, DJ는 33.82%를 확보해 2위에 머물러야했다.

15대 대선에서 당선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역시 충청권(대전 45.02, 충북 37.43, 충남 48.25%)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대전 29.17, 충북 30.79, 충남 23.51%)를 제쳤고, 16대 대선에서 이긴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충청지역(대전 55.09, 충북 50.41, 충남 52.15%)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대전 39.82, 충북 42.89, 충남 41.22%)를 눌렀다.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충청지역(대전 36.28, 충북 41.58, 충남 34.26%)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대전 23.55, 충북 23.79, 충남 21.08%)를 가볍게 제압했다. 18대 대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대전 49.95, 세종시 51.91, 충북 56.22, 충남 56.66%) 역시 이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대전 49.70, 세종시 47.58, 충북 43.26, 충남 42.79%)는 2위에 만족해야했다.
왼쪽부터 문재인, 반기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은 원래부터 대선의 승부를 좌우하는 곳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충청에서 이기는 후보가 늘 최종 승리를 거뒀다"며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충청지역에서 선택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충청권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뒤져 한차례 고배를 마신 문 전 대표로서는 이번 선거 때 이 지역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해 당선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충청지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5일 "그동안 ‘충청정권‘을 창출하지 못한 이지역의 역사적 배경이 정치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이라며 "충청지역은 역대 대선에서 후보자 개인 역량이나 정당보다는 지역과 관련한 정책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15대 대선은 내각제 개헌을 공약한 DJP(김대중,김종필) 연대와 충남 논산이 고향인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선전이,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의 충청권 수도이전 공약이 이 지역 표심을 뒤흔들었고, 결과적으로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황해도 출생 이회창 후보는 15,16대 대선에 연거푸 도전하며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아버지 이홍규 씨의 연고를 내세워 충청권 표심을 파고 들었지만 DJP연대와 수도이전 공약 앞에 무력해질 수 밖 에 없었다.

여야 유력 대선 예비후보자들은 충청권 공략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 하루전날인 지난 11일 충남 천안에 있는 국립 망향의 동산 위안부 피해자 묘소 참배, 천안의 대표 야당원로인 황규영씨 집 방문에 이어 천안 성환이화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어 충북도청에서 지역 기자간담회 개최, 청주 상공회의소 회장단과 충북지역 당원간담회를 가졌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4일 하룻동안 고향인 충북 음성에 있는 선친 묘소 성묘, 군민인사, 꽃동네 방문, 충주에 사는 모친을 만나러 가는 길엔 조류인플루엔자(AI)방역현장을 찾았다.

이어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시민인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19일 대전 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4일 대전을 방문해 기자간담회, 대전 지역 시민단체 초청 특강을 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충청권에서 더 지지를 받아야 대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안희정 충남지사가 역할을 해주면 충청권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충청권에서 ‘반기문이냐 안희정+문재인이냐’는 선거구도를 구축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문 전 대표측 판단이다.

반 전 총장 측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충청권이 상당히 결집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며 "이념, 세대 갈등을 넘어서려면 외연을 넓혀야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16일 경남 거제 조선 산업 현장과 부산 유엔 기념공원 방문에 이어 18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충청도 출신 대선 후보가 나오면 충청권은 더 이상 캐스팅보트 지역이 아니라 경쟁지역이 될 것"이라며 "모든 지역과 모든 모든 국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그동안 지속된 충청 지역 승자가 대선 승자로 연결된 분석이 이번에도 유효할 지 지켜봐야한다"며 "충청권에서 이겨야하는 점이 대선승리의 필요충분 조건 가운데 필요에 해당된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과거 대선에서 여야 유력 후보는 각각 텃밭인 영남과 호남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을 차지해야 승리가 가능한 구도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충청 출신 유력 후보인 반 전 총장이 출마해 기존의 이같은 선거구도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충청지역에서 당연히 1위를 하고 여당 텃밭인 영남에서 선전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한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을 석권하고 충청권에서 반 전 총장을 앞서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역보다는 세대별 대결 가능성을 예고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이 어느때보다 높을 것"이라며 "따라서 지역보다는 세대별 투표 대결 가능성이 높아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개연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문 전 대표가 1위를 달리고 있고, 반 전 총장이 그 뒤를 쫓고 있으나 충청권 지역에서는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를 리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31%를 기록해 반 전 총장(20%)을 11%포인트 앞섰으나 충청권에서는 27%로 반 전 총장(39%)에게 밀렸다.

앞서 12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의 전국 지지율은 27.9%로 반 전 총장(20.3%)을 추월했으나 충청권에서는 20.6%로 반 전 총장(27.7%)에 뒤졌다.

두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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