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피플] “일본이 사죄한다쿠모… 나비처럼 날 텐데”

입력 : 2017-01-15 19:10:02 수정 : 2017-01-15 21:06: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00세 된 김복득 위안부 할머니 “돈도 필요 없다. 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쿠모 나는 편히 눈을 감고 갈 수 있겠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겄다.”

지난 14일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100번째 생일 상을 받은 김복득 할머니가 평소 주변에 입버릇처럼 되뇌었던 말이다.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과 경기도 ‘시흥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주최로 이날 오후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열린 ‘김복득 할머니 백수’ 생신 축하연에서 김 할머니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휠체어에 앉아 생일상을 받았다.

지역민과 학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축하연은 김 할머니가 걸어온 길을 담은 기록영상 ‘나를 잊지 마세요’ 상영과 할머니에게 올리는 큰절, 케이크 촛불 끄기, 축하 연주, 선물 전달, 각종 공연 등의 순서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할머니는 당신의 위안부 피해 증언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4일 오후 경남 통영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운데)가 참석자로부터 ‘100세 생신’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통영=연합뉴스
김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충무초등학교 권요한 학생은 “(할머니의) 간절한 호소와 외침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할머니를 아프게 한 나라는 왜 아직 사과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김 할머니 대신 마이크를 잡은 송도자 통영거제시민모임 상임대표는 “김 할머니는 스스로 (피해 사실을) 한·일 정부를 향해, 세계를 향해 당당히 외쳤지만 불행하게도 12·28 합의가 전격 발표되면서 요구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며 “어머니가 외쳐온 것들이 반드시 올바르게, 정의롭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좋은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한 일본인의 꼬드김에 넘어가 1939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대만·필리핀 등지에서 지옥 같은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1945년 해방 무렵 귀향길에 올랐다. 1994년에는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공식 등록한 뒤 국내외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효력을 문제 삼아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원고 12명 중 1명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창원=안원준 기자 am33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