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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몸살’… 연중 한반도 덮쳤다

입력 : 2017-01-16 19:27:14 수정 : 2017-02-10 15: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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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발표 ‘2016년 보고서’ / 넉달 제외하고 기온 1도 이상 높아 / 온열질환자 2125명 평균치의 2배 / 오존주의보 234차례 발령 ‘최다’ / 이례적 가을태풍 2150억원 피해 / 개화시기 40년 전보다 14일 빨라 “지구온난화가 수십년간 진행되다 보니 젊은이들은 ‘지구온난화 없는 세상’을 살아본 적도 없을 겁니다.”

2014년 여름 미셸 자로 당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은 더 이상 이상할 것 없는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단 뜻이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폭염, 열대야, 가을태풍, 호우 등 이상기후가 연중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 시내가 물에 잠긴 지난해 11월 5일, 중구 태화동의 한 거리에서 주민들이 겨우 걸어서 안전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16일 기상청이 내놓은 ‘2016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1·2·7·11월을 제외하고 모두 평년보다 1도 이상 기온이 높았다. 그 결과 전국 연평균기온은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12.5도를 기록했다. 특히 7월 말∼8월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2011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많은 212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 가운데 17명이 숨졌다.

농업·해양수산 분야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닭·오리 등 가금류 429만마리, 돼지 9000마리 등 가축 444만여마리와 양식장 어류 1170만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전년보다 169% 늘어난 것이다. 피해 복구비용만 764억원으로 집계됐다.

폭염으로 지난해 8월29일까지 전국에 오존주의보는 234차례나 발령됐다. 연간 발령횟수 최다기록이다. 오존은 오염물질이 강한 자외선을 만나면 만들어진다. 지난해 더위가 유난했던 것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된 상태에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발 열풍이 쉬지 않고 우리나라에 더운 기운을 퍼날랐기 때문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왜 기압계 흐름이 멈췄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설명이 없다. 

지난해 태풍은 9월과 10월에 한 번씩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가을태풍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그 위력이 대단했다. 10월 우리나라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로 6명이 숨졌고 215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차바의 풍속은 제주 고산에서 초속 56.5m를 기록해 10월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한 것으로 기록됐다.

3∼4월도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개화시기가 40년 전(1968∼1975년) 평균보다 14일 빨라졌다.

1월에는 북극에 갇혀 있던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날씨가 크게 요동쳤다. 전체적으로는 평년기온보다 높았지만 1월24일에는 전국 평균이 평년보다 9.3도 밑으로 내려갔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은 건 우리나라뿐이 아니다.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1∼11월)은 20세기 평균(14.0도)보다 0.94도 높아 1880년 이래 가장 더운해로 기록됐다. 10월 북극 바다얼음 면적도 1979년 이래 가장 적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번 이상기후 보고서는 2016년 극심하게 나타난 이상기후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며 “매년 심해지는 이상기후 피해에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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