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61·구속기소)씨는 국정농단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의 강도 높은 추궁에 대해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그걸 왜 나한테 묻느냐”며 공세적으로 나왔다.
또 “나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고 했다”며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 등 측근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거나 “(언론보도와 각종 음해로) 내가 완전히 괴물이 됐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리하거나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에는 ‘사생활 보호’나 ‘기억력 감퇴’ 등을 이유로 피해가는 등 대체적으로 부실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중인 최순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등 문화체육 관련 사업이나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지원 의혹을 묻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질문에 “저는 어떤 이득이나 이권을 취한 적도 없다”며 “(이같은 의혹들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소추위원단이 이권 개입여부를 끈질기게 캐묻자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보라”고 반문하며 “제가 돈이 필요한 사람도 아니고 돈을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대통령도 그런 분 아니다”고 언성을 높였다.
K스포츠재단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지원 상황을 묻는 질문에도 최씨는 “문체부 일을 왜 저한테 물어보느냐. 제가 직접 참여(관여)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며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보시라”고 받아쳤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반면 자신에 대해 불리한 사실을 폭로한 고씨 등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소추위원 측이 고씨 진술을 언급하며 “정부 비판적 단체나 인사를 특정해 알아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냐”고 묻자 “고영태의 증언 자체는 완전 조작이다”, “전부 다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했다”고 몰아세웠다.
장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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