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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 박근혜" 촛불 vs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박근혜 '십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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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1 18:36:05 수정 : 2017-01-21 21: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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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 속에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에 모인 시민들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광장 쪽은 명절을 앞두고 ‘설맞이 촛불’을 들었고, 시청에 모인 시민들은 현 탄핵 정국을 언론과 국회가 만들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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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이라는 주제로 본집회를 진행했다.

21일 13차 촛불집회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피켓 퍼포먼스 중인 김종민씨 일행.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 복장을 하고 있는 박동규씨.
퇴진행동 측은 이날 “촛불은 아직 목적지에 닿지 않았다. 박근혜는 여전히 뻔뻔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듯이 아직은 그 분노를 삭일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단죄하고 바꾸자 했던 촛불의 열망은 꺼지지 말아야 한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이날 오전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흉상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퇴진행동 관계자는 이날 13차 촛불집회에 지난주 집회 때보다 많은 인원이 광장에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설 명절로 인해 집회가 이어지지 않고,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시민들을 광장으로 불러 모으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대한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개최한 ‘10차 태극기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자”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집회 장소인 대한문 일대는 박 대통령을 응원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대한민국 지켜내자’ 등의 문구가 쓰인 방패 모양 피켓을 든 사람들 사이에는 모형 창을 들고 투구까지 써 마치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는 ‘십자군’을 연상하게 했다. 한 쪽에 마련된 ‘대통령께 러브레터 보내기’ 부스에서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성스레 한 자 한 자 편지를 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대다수가 중·장년층이었으나 10∼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여럿 보였다.

이들은 오후 4시50분쯤 ‘탄핵 무효’를 외치며 태극기를 들고 숭례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대형 성조기를 펼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추산 참가 인원수에 대해 매번 논란이 일자 경찰은 추산 인원수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집회 현장 주변으로 193개중대 1만55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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