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崔 특정휴대폰으로 전화오면 주위 물려, 朴 대통령 목소리 들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최측근이었던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과 종종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온 차씨는 "최씨가  박 대통령과 친하다고 직접 말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통화하는 것을 보고) 내 느낌으로는 박 대통령의 목소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임명된 무렵, 최씨가 통화하는 어깨 너머로 박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때마다 "최씨는 '네, 네'라고 하면서 조용한 곳으로 가거나 자신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최씨는 평소 휴대전화를 4개가량 사용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최씨에게 특정 휴대전화가 있는데, 여기로 전화가 오면 회의하던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하거나 자신이 전화를 받으며 나갔다"고 했다.

이어 "조용한 사무실이라 소리가 들렸다"며 "저 분(최씨)이 굉장히 박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회측이 "전화 통화 횟수는 3∼4차례였느냐"고 하자 차 씨는 "그것보다 더 많았다"며 "2∼3주에 한 번 정도 최씨 사무실에 회의하러 가면, 그때마다 꼭 한 번씩은 통화를 했던 것 같다. '자주 통화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동안 최씨는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라는 태도를 유지해 왔다.

5차 변론기일에 나온 최씨는 '박 대통령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없다"고 했다.

청와대도 박 대통령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로부터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