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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까지… '뿌리 깊은 국정농단'

입력 : 2017-01-23 21:56:27 수정 : 2017-01-24 07: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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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최순실, 태릉선수촌 없애려는 계획도 세웠다"/ “민간 스포츠센터로 대체 기획, 고영태에게 직접 설명 들어/최씨, 사람들 내보내고 통화… 들리는 목소리 대통령 같았다 / 김성우 전 수석도 최씨가 추천” /대통령측, 증인 39명 대거 신청/박한철 퇴임전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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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국가대표 운동선수 훈련소인 태릉선수촌을 없애려고 한 정황이 불거지는 등 최씨의 국정농단 범위가 대체 어디까지였는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김기춘(78·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포함한 증인 39명을 추가로 신청했는데 헌재는 우선 6명만 채택해 신문 일정을 잡았다. 이에 따라 탄핵심판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박한철(64) 헌재소장의 퇴임 후 결론이 나게 됐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씨, 태릉선수촌을 민간 스포츠센터로 대체?


최씨의 측근이었던 차은택(48·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이날 헌재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태릉선수촌을 없애고 민간 스포츠센터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세우려 한 내용이 담긴 기획서를 봤다”고 밝혔다. 차씨는 최씨와 함께 세웠다가 폐업한 기획사 고원기획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포츠센터 건립’에 대한 서류를 봤다고 한다. 그는 최씨의 다른 측근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로부터 “태릉선수촌이 없어지고 앞으로 민간 스포츠센터가 생길 것”이라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고원기획이란 회사 자체가 많이 이상했다”며 “그것(태릉선수촌 대체 계획) 외에는 고원기획에서 이뤄진 게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교체된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최씨 추천으로 임명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차씨는 2014년 말 최씨가 자신에게 김 전 수석 프로필을 보여주며 ‘직접 만나 정치적 성향 등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씨가 핸드폰을 4개 썼는데, 특정 휴대전화로 전화가 오면 회의를 하다가도 사람들을 내보내고 전화를 받았다”며 “목소리가 박 대통령 같았다”고 말했다. 차씨는 또 최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데스크탑 컴퓨터로 국무회의 회의록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대통령 측은 고씨가 최씨와 내연관계였고 이후 관계가 틀어져 고씨가 악의적인 폭로를 했다는 취지의 변론을 펼쳤다. 차씨는 ‘최씨와 고씨의 관계를 내연관계로 의심한게 맞느냐’는 대통령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어느날 아침 고씨가 만나자고 해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씨와 고씨가 딱 붙어 앉아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이 일반적인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 측은 기자들과 만나 이 진술을 언급하며 “고씨를 양심적 내부고발자로 볼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제8차 공개 변론에서 법률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가 변론을 협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증인 대거 신청… 심판 지연 노림수?


대통령 측은 이날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 등 39명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하며 신문을 요청했다. 헌재는 이 중 김 전 실장 등 6명과 소추위원단이 신청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우선 채택했다. 헌재는 이들의 증인 신문은 다음달 1일과 7일에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박한철 헌재소장 퇴임 전에 탄핵심판 결론이 내려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권성동 소추위원은 대통령측의 무더기 증인신청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탄핵심판을 지연하기 위한 의도”라고 반발했다.

한편 소추위원단은 이날 박 대통령의 출연금 강제모금 행위 등이 헌법상 재산권 보장, 시장경제 질서를 위반했다는 내용을 추가한 수정 탄핵소추사유서를 헌재에 냈다.

장혜진·김민순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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